[김준환의 시선] 냉정과 국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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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냉정과 국뽕사이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0월 27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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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차기 총리로 리쉬 수낵이 취임했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부모님이 인도계 영국인이다. 한때 식민지였던 인도 출신이 영국의 수상이 된 것이다. 이는 무척 상징적인 사건이다. 영국에서 인종차별의 마지막 장벽이 무너진 것으로도 볼 수 있고, 인도계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 인도계의 위상은 원래 높았다. 현재 런던 시장도 봄베이 출신의 파키스탄계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인도라는 나라를 후진국이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필자는 사업상의 이유로 1년의 절반 정도는 해외에서 보낸다. 해외에서 바라보면 국내의 시선과 다르게 보는 것을 두 가지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이른바 '국뽕'적인 시각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좋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수년 사이에 훨씬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몇 마디 서투른 한국말을 하며 자기가 요즘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너무 자주 만난다.

우버 운전기사도 삼성과 현대가 너무 제품이 좋다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옷가게를 들어갔을 때 배경음악으로 K 팝이 나오는 것은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불과 10년 전과는 확연하게 다르고, 5년 전과도 너무 다르다. 지난 주 런던의 극장가 웨스트 우드에 배우 이정재가 방문하였다. 많은 팬들이 몰렸는데 (물론 동양 팬도 많았지만) 현지 팬들의 환호도 대단했다. 이정재는 런던에서 스타워즈 드라마 촬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주인공 역할이다.

이탈리아 베니스 대학은 유럽에서 동아시아 학으로 가장 전통이 있다. 과거에는 중국학, 일본학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한국학이 독보적 대세라고 한다. 반면 냉정하게 살펴볼 측면도 있다. 우리가 무시하는 인도, 중국의 위상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우리는 일본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프랑스 등 유럽에서 일본의 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높다. 일본은 그래도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가슴으로 무시하는 측면이 있다면 인도나 중국은 머리로도 무시하는 경향이 크다. 우리의 머리속에 인도와 중국은 아직 미개한 나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인도와 중국의 위상이 우리보다 훨씬 더 높다.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당연히 공부를 제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적어도 영국에서 만큼은 아니다. 1등은 인도계이고 2등은 중국계이다. 한국 학생은 3위권이다. 정치적인 위상은 말 할 것도 없다. 이번 영국 총리 취임은 그 결정판이다. 사회나 직장에서 인도계, 중국계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리는 서양인에 대하여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조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동양권을 인정하고 좀더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인도와 중국에 대하여 강대국으로 그들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앞선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냉철하게 판단해 야 할 것이다. 쓸데없는 자기 비하도 금물이지만 근거 없는 우월감도 좋지 않다. 냉정과 국뽕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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