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임/ 김영사/ 1만7800원
[컨슈머타임스 곽유미 기자] 자신을 '초록(草錄) 노동자'로 규정하는 식물분류학자 허태임 박사는 풀과 나무를 따라가며 얻을 기록들을 엮었다.
저자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이 땅의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제대로 지키려면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국의 산과 들과 강을 누비며 식물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의 언어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식물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비무장지대나 국가보안지역, 무인도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숲을 헤매고 암벽과 고목을 오르는 어느 식물분류학자의 일과 꿈도 엿볼 수 있다.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저자의 목소리를 다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식물을 향한 사랑에 동화될 것이다.
식물분류학의 목적은 세상 모든 식물을 명명하고 그 식묵들 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강원도 오지 마을의 할머니들로부터 학교 수업에서는 배우지 못한 산나물의 지혜를 얻는다.
저자는 이런 식물 공부를 '식물과의 연애'라고 하며 나날이 깊어가는 사랑은 표현한다. 식물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들의 생존을 염원하며 재회를 빌고 또 비는 것은 분명 '사랑'이다.
푸른 잎들이 무성하게 세상을 덮는 무더운 여름에 저자와 함께 '초록'의 세계로 빠져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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