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금융산책] 금리는 '빅스텝' 내 자산은 '백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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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의 금융산책] 금리는 '빅스텝' 내 자산은 '백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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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금리는 빅스텝 내 자산은 백스텝"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금리를 50bp를 올린 날 금융업계 종사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나온 말이다.

공감했다. 거인이 크게 한 발짝 내딛는 것처럼 후폭풍은 거셌다. 빚내서 집을 사거나 투자한 사람들의 타격은 더 컸다.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인력들은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을 해봐야 물가를 따라갈 수 없다며 쉬는 것을 택했다.

만만해서 시켜 먹던 자장면의 경우 상반기에만 9.1% 치솟으면서 주머니에 7000원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휘발유는 리터당 2000원 이상으로 올랐고 경유는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으면서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승승장구하던 서울의 집값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무서운 점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해 8월부터인데 본격적인 집값 하락은 내달부터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큰 걸음을 뗀 금리는 우리 생활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비도 하기 전에 무턱대고 찾아온 인플레이션 체감 압박은 역대급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 때 세계 경제는 처참했다. 긴축이 아닌 통화팽창 정책을 채택하면서 고배를 마셔봤던 전례를 교훈 삼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 인상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물가 상승을 염두하고 있을 것이고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은 필수불가결의 선택이 될 것이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으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금리가 오를수록 중산층에서 특히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버티고 힘을 써줘야 할 중간 허리는 휘청대고 어려웠던 서민들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들과 정부도 마찬가지.

IMF를 겪었던 세대다. "걱정하지 말고 공부해라" 자신감 넘치던 어른들의 말이 거짓말로 다가왔었던 때다. 어른들도 어려웠고 무거운 짐을 메고 있던 어깨를 나눠 힘을 줘야 했다.

금리 상승기라 누구나 힘든 시기를 살고 있다. 서민 고통은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다. 아르바이트생부터 회사원까지 월급쟁이들에게 금리 인상은 버겁기까지 하다. 빚을 내 코로나19를 이겨낸 자영업자들에겐 금리 인상이라는 새로운 '역병'이 닥쳤다. 9월이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도 끝난다.

정부는 청년층이 주식·가상자산 투자 실패로 사회적 낙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한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내놓았다. 하지만 역차별 논란을 낳으며 사회적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정부는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간파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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