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본격화' 현대오일뱅크, '10월 상장‧10조 몸값' 흥행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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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본격화' 현대오일뱅크, '10월 상장‧10조 몸값' 흥행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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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그동안 설왕설래했던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승인과 함께 10월 상장설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어 10조원 이상의 몸값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지주사인 HD현대의 미래 전략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9일 현대오일뱅크의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했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IPO 삼수생 딱지를 떼게 됐다. 앞서 지난 2012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친 상장 시도는 중도 철회로 좌절된 바 있다. 이번 세 번째 상장 시도는 지난해 12월 13일 현대오일뱅크가 거래소에 예심을 신청한 지 반년 만에 승인을 받으면서 비로소 성공하게 된 셈이다.

현대오일뱅크의 IPO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HD현대의 미래 전략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주목받아왔다. 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가 지분의 73.85%를 차지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1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 기조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현대오일뱅크는 호재를 맞고 있다"면서 "현대오일뱅크의 IPO 흥행 여부는 지난 2019년 아람코가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 투자에 나섰을 때의 기업가치 8조원을 넘어서는 게 당면과제"라고 진단했다. 현대오일뱅크가 공모가를 산정할 때 이 상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에 이미 전년 동기보다 70.7% 급증한 704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블루수소와 같은 친환경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기업가치도 10조원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IB업계에서는 대주주인 HD현대와 2대주주인 아람코가 보유 지분을 구주매출하는 것도 변수로 보고 있다. 구주매출 비율이 높은 것은 IPO 흥행에 악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사업에만 활용되지 않고 특정 주주에게 흘러들어가게 되는 것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뜻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신사업인 3대 친환경 미래사업 가운데 화이트 바이오(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술) 사업의 추진이 활발하다. 이 사업의 원활한 실행을 위해 내년까지 대산공장 1만㎡(약 3025평)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내놓았다. 아울러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정유·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어 3대 친환경 미래사업인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3대 친환경 미래사업.
현대오일뱅크 3대 친환경 미래사업.

이같이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두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IPO는 정기선 시대를 맞이한 HD현대의 자본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상장 시 구주매출 등을 통한 유입자금의 차입금 상환이 중요한 것도 이같은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업계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9월이나 10월께 기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 본격적인 IPO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해외투자 설명서에 포함되는 재무제표의 작성 기준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공모주 납입을 끝내야 하는 '135일 룰'이 적용되는 영향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IPO에는 해외 투자자 유치가 필요해 135일 룰 적용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1분기 실적만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8월 중순까지는 일반 청약 후 공모주 납입을 마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차라리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게 나은데 이 시기가 10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침체기를 맞고 있는 IPO 시장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으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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