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솔지의 잇사이트] '곡소리'나는 물가 급등…'컨트롤타워'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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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솔지의 잇사이트] '곡소리'나는 물가 급등…'컨트롤타워'는 어디에?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6월 29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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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월급은 스칠 뿐"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해 봤을 것이다. 월세며 식비, 통신비 등등 돈 나갈 곳 투성이인 팍팍한 삶 때문일 것이다.

가뜩이나 팍팍한 삶에 '밥상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통장은 그야말로 '텅장'이 될 판이다. 직접 마트에서 장을 봐도 4만~5만원을 훌쩍 넘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하게' 외식 한 번을 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대비 4.2% 늘었다. 외식 품목 가격 인상률을 보면 꼽히는 치킨이 6.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짜장면(6.3%), 떡볶이(6.0%)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여름 대표 외식 메뉴인 냉면값은 이미 1만원대를 웃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냉면값은 1만269원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금이라도 식비를 아끼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실제로 CU의 지난달 오피스가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27.1% 올랐다.

직접 장을 봐 식비를 아낀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제철 과일인 수박 한통 가격은 전년 대비 20~30% 가량 올라 '금박'이란 소리도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 결과를 보면 6월 3주차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17.7% 상승했다. 연초부터 소주, 맥주, 즉석밥, 유제품, 양파, 감자 등 가격 인상도 잇따랐다.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의 물가 상승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적인 곡물난을 야기했다. 이 여파로 식량안보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팜유 수출 중단 등의 사태도 벌어졌다. 글로벌 공급망도 불안한 상황에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폭등했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상승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사회 취약계층이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는 월평균 가처분소득의 42.2%를 식료품과 외식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의 절반 가량을 식비로 사용한 것이다. 이는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식비 지출 비중(13.2%)를 3배를 넘는 수치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게 된다. 하지만 '밥'을 먹지 않고 살수는 없으니 식비를 절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물가 상승이 저소득층에 더욱 가혹한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물가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도 수입 돼지고기와 밀가루 등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도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컨트롤타워'인 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가격 인상 요인과 정도를 면밀히 살피되 '기업 팔 비틀기식'으로 나아가선 안된다. 아울러 저소득층을 위한 '핀셋' 대책 마련은 필수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되 적절한 방법과 속도를 유지해 경기침체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생안정'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새 정부가 탁월한 위기해결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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