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솔지의 잇사이트] 농심·풀무원의 '용감한' 도전에 보내는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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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솔지의 잇사이트] 농심·풀무원의 '용감한' 도전에 보내는 박수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6월 08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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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정의한다"

이처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자신의 신념을 소비하는 미닝아웃 성향이 두드러진다. 덕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경영, 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비하는 '가치소비' 트렌드도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식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가치소비 열풍과 더해지면서 '비거니즘'도 확산 추세다. 초창기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동물복지,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성, 친환경 등에 대한 관심이 채식의 계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채식인구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 채식연합은 올해 국내 채식인구가 2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낸다. 최근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갖가지 비건 먹거리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라면부터 만두, 음료, 스낵, 심지어 와인 등 주류까지 비건 제품의 카테고리는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다만 외식에서도 '비건'이 편해졌냐고 하면 아직까지는 '아니오'다. 국내 비건 식당은 전국 350~400개가량으로 추정된다. 전체 외식업체의 0.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곳이 늘었다곤 하지만 비건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식품 대기업인 농심과 풀무원이 나란히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비건 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기업의 진출이 전무한 비건 외식 시장에 농심과 풀무원 두 기업의 등장은 외식 한번 하기도 험난했던 비건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 다름없다.

농심은 잠실에 '포리스트 키친'을, 풀무원은 삼성동에 '플랜튜드'를 내세워 비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독자기술로 대체육을 생산하고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비건은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동시에 비건 문화를 확산해 가는 것이 목표다.

상반되는 콘셉트는 더욱 눈길을 끈다.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을 '파인 다이닝'을 통해 색다른 비건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반면 풀무원은 비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메뉴가 코스 요리로 제공되는 포리스트 키친과 달리 단품 위주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메뉴를 비건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삼성동 코엑스 '플랜튜드 1호점'을 시작으로 비건 외식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농심의 경우 당분간 추가 출점 없이 현 매장 운영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농심과 풀무원을 비롯해 대체육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기업들은 많다. 하지만 성장성이 보인다 하더라도 누구도 깃발을 꽂은 적 없던 시장에 첫 발을 내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비건 레스토랑을 열고 비건 인프라와 인식 개선에 나선 두 기업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용감한 '첫' 도전이 비건 외식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나아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비건 라이프' 구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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