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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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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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기 / 김영사 / 1만5800원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이방인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말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때로는 괴물로, 때로는 우리의 안온한 삶을 위협하는 불길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익숙함과 낯섦이 조화될 때 아름다움이 완성되듯이 익숙한 세계의 낯선 존재 이방인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의 숨겨진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알프레드 슈츠로 대변되는 현상학적 사회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김광기 교수는 '이방인'을 우리 존재의 근원을 발견하는 열쇠로 삼아 소고를 풀어낸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이방인을 현실 속 이민자로 상정하고 분석한 데 반해 이 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상학과 철학, 사회학의 개념을 인용하여 이방인의 특성을 인간 실존의 근본조건으로 확장시킨다.

저자는 이 세계가 이방인에게 자연스럽지 않다면 이방인이 아닌 우리에게는 진정 자연스러운지 묻는다. 한번쯤 망해본 자, 인생의 쓴 맛을 본 자, 뼈아픈 실패를 본 자, 막장에 가본 자들이 떠남을 쉽사리 강행할 수 있다. 이는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까지도 포함된다. 즉 자기를 온전히 내려놓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이방인 되기'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일상의 익숙함과 사회의 자연스러움이 처음부터 그러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이방인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애초에 이방인이었다가 사회에 포섭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사회와 편견으로부터의 독립과 자유에 이르는 법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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