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염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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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염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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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철 / 김영사 /1만4800원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장례식이라고 하면 엄숙한 분위기를 상상하지만 상상보다 시끄럽고 조문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특히 명사들의 장례식은 플래시를 펑펑 터트리는 기자들도 함께하게 된다. 장례식의 뒤에는 또 다른 삶과 죽음의 현장이 있다.

장례지도사 유재철은 일명 '대통령의 염장이'로 불린다. 그는 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 등 여섯 명의 전직 대통령, 법정·숭산·무진장·일붕 등의 큰스님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 등의 재벌총수, 이매방 무용가, 여운계 배우, 이경해 열사 등 우리 사회에 큰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왔다.

이 책은 무연고자부터 독거노인, 노숙자, 이주노동자, 재벌총수, 대통령까지 각계각층의 장례를 이끌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이건 유명한 사람이건 염습에는 차이가 없고 중요한 것은 배경이 아닌 고인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장례 문화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인 순서와 모습을 지녔다. 저자는 획일화된 장례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장례에도 고인에게 맞춘 기획과 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례는 고인에 대한 최고의 예우일뿐 아니라 유족을 위로하고 장례의 참뜻을 살리는 일이다.

우리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보다 삶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면서 산다. 그러나 죽음은 늘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화두를 던진다. 평화롭고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나에게 닥칠 수 있는지 인지하고 잘 죽기 위해 삶을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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