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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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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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 김영사 / 1만5800원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주어진 역할만 수행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랑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삶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삶을 사랑한다면 삶의 과정이, 다시 말해 변하고 성장하며 발전하고, 더 자각하며 깨어나는 과정이 그 어떤 기계적 실행이나 성과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에게 자신을 훈련하고 타인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다채로운 문화 서비스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대인은 감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며 지성과 감정을 분리해 통합된 인격을 가꾸지 못하고 팀워크와 소속감이라는 명목하에 타인과 구분되기를 두려워하며 욕망을 끊임없는 소비로 채우려다 공허함에 시달린다.

저자는 사물의 생산만이 중요해지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사물로 바꿔 수단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하며, 세계와 인간 존재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그는 칼뱅, 칸트, 베버, 프로이트, 니체 등 철학자들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자기애 철학'을 풀어낸다.

우리는 소비하는 인간인가 존재하는 인간인가. 저자는 기본 소득의 문제를 사회경제적 관점을 넘어 심리적 관점으로 조명한다. 산업사회는 인간을 소비하는 인간 '호모 컨슈멘스'로 만들어버렸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에 탐욕을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대 소비에서 최적 소비로 이행하려면 생명, 생산성, 개인주의 등 인문주의적 가치를 부활시켜 물질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이 책은 소비가 제공하는 것에, 주어진 일을 해치우는 것에만 만족하는 우리의 모습을 깨닫고 진정한 창의성과 활동성의 훈련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도록 이끌어준다. 저자의 사랑 철학은 호모 컨슈멘스가 아닌 인간이란 무슨 의미인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이 책은 소비에 절어버린 현대인을 내면의 성숙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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