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범 '비밥'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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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 '비밥' 연출가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11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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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넌버럴 퍼포먼스 英 에딘버러에서 호평…"국내관객도 사로잡고파"
   
 

국내 공연계에 '맛있는' 공연이 나타났다.

넌버럴 퍼포먼스(비언어 공연)인 '비밥'이 그것. 공연에 붙은 '맛있다'는 수식어가 낯설다. 관람해본 공연은 사실 맛있기보다 '멋있다'.

'비밥'은 모든 재료를 섞어 맛을 내는 비빕밥처럼 비보잉, 아카펠라, 비트박스, 코미디가 적재적소에 배치돼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공연은 한식인 비빕밥을 세계화하기 위한 공연으로 이미 지난 2009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해 현지 언론의 호평과 현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맛본 해외가 인정한 공연이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난타'의  연출가 최철기가 총감독, '점프'의 상임연출 백원길이 코미디 연출, '점프'와 '브레이크 아웃'을 연출한 전준범이 연출을 맡는 등 크리에이티브 팀에 입이 떡 벌어진다.

그 중 '젊은피' 전준범 연출가에게 '비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지난 5월 27일 공연을 오픈한 이후 반응들은 어떤가요.

== 일단 처음에 비빕밥처럼 재밌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관객층이 다양합니다.남녀노소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많이 찾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나이가 좀 있으신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연출가로서 기분이 좋습니다.

Q. 비빕밥이라는 소재가 흥미롭습니다.

== 처음 비빔밥을 소재로 외국에서 공연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모두 '재밌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씹히는 소리와 식감을 신기해 하더군요. 일단 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빕밥은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소스가 섞여있지만 각자의 맛도 나면서 합쳐지면 새로운 시너지를 낸다는 점을 모토로 삼았습니다.

특히 비트박스와 비보잉, 마샬아츠, 아카펠라가 한 무대에서 이뤄지는 비빕형식의 공연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의 스시와 이탈리아의 피자는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공연형식으로 풀으면 그만이었지만 비빕밥은 일단 비빕밥에 대한 인식을 넣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Q. 배우들의 실력이 장난아닙니다. 다들 연기, 춤, 노래를 빠짐없이 소화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연습기간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 이 공연을 준비하는 3년 동안 추가되고 빠지긴 했지만 일단 배우들에게 가장 고마움을 많이 느낍니다. 사실 다들 배우로 시작한 사람들이 아녔기 때문에 무대를 배우는 것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처음 비보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연기는 무대에서 감동을 주려면 마음을 오픈해야 하는데 다들 그 작업을 초년생의 마음으로 따라와 줬습니다. 사실 공연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 비보이로는 세계적인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힘든 시간들을 함께해서 인지 배우들끼리도 끈끈하고. 새로운 소스들 발견도 잦은 편입니다.

   
 

Q.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지적들도 있습니다만.

== '점프'도 처음 나왔을 때는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입지가 달라졌습니다. 사실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넌버럴공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넌버럴에 개념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외국에서는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 스토리와 캐릭터가 담겨있다면서 재미있어합니다.

스토리는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할 숙제이지만 공연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퍼포먼스를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습니다.

Q. '비밥'의 강점을 꼽자면요.

== 관객들과 즐기고 호흡하는 공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맘놓고 즐기고 갈 수 있는 공연입니다.그래서 공연 속 웃음도 강요하는 웃음이 아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편안한 웃음입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사우나에서 확 나올때처럼 나올 때 개운한 느낌, 유쾌한 느낌을 느끼고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여 집니다.

해외관객들의 모니터는 많이 만나봤기 때문에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많이 듣고 싶습니다.

Q.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 지고 있습니다. 공연소비자들은 어떤가요.

== '캣츠'를 보러간 적이 있는데 관객들 중 자는 사람이 많아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후에는 다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공연계는 라이선스 뮤지컬만 대세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연계가 풍성해지고 다양해 지기 전에 너무 빨리 상업화가 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관객들은 배우들과 소통을 잘 합니다. 공연을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거품으로 공연을 보지 말고 편안하게 배우와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우리 공연이 지금 시점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비밥'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 오픈런 공연인 만큼 점점 농익어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비빕밥이 더 강조될 수 있도록 공연을 손볼 생각입니다. 현재 해외공연을 위해 2팀의 배우들이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현재는 국내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나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만 벌써 해외에선 같이 공연하자는 섭외가 많이 들어옵니다. '비밥'을 통해 해외에 한국음식인 비빕밥 홍보가 제대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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