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의 금융맵] 메타버스, 부화뇌동 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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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의 금융맵] 메타버스, 부화뇌동 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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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메타버스 산업이 붐을 일으키면서 금융업계도 이에 합류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Universe)는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실 메타버스의 개념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가상공간을 만들어 캐릭터를 꾸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그 시초다.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해 필요했던 도토리는 지금의 가상화폐인 셈이다.

국내 금융업계는 메타버스가 금융 혁신의 주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해당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미래 고객인 MZ세대(20~30대) 고객 유치를 위한 핵심 통로로 꼽힌다.

KB금융은 최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Gather)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오픈, 이 곳에서 경영진 회의를 열고 외부 업체와 기술 미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메타버스 전담 조직인 '디지털혁신 테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다.

보험업계도 메타버스 활용에 나섰다. 신한라이프는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DB손해보험은 이달 중순 메타버스 내에서 보험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다. 대면 상담과 같이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시행 초기인 만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융사들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이들의 목적의식이 불분명해 보인다. 유행에 편승해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단순히 가상의 공간에서 회의를 하는 것이 메타버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까.

금융사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도 고려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나 신종 사기, 정보 불평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메타버스의 혁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지, 한순간의 유행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다른 곳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부화뇌동에 불과하다면 금융업계에서 메타버스가 발전하기는 어렵다. 금융사들이 다양하고 실질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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