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샤넬·루이비통' 가격만 비싸면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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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샤넬·루이비통' 가격만 비싸면 명품?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1월 03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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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샤테크'와 '루테크'. 재무관리 기술을 뜻하는 '재테크'에 각각 샤넬과 루이비통의 앞글자를 붙인 신조어다.

두 브랜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밥 먹듯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금 사는게 제일 싸다"는 부추김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가격 인상폭을 고려하면 투자보다 수익이 좋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백화점 명품관 앞에는 한정된 수량으로 입고되는 제품을 득템하려는 '오픈 런' 대기열이 늘어서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1일자로 인기 핸드백 가격을 최대 33% 올렸다.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 인상이다.

국내에서 입문백으로 인기가 많은 '알마BB 모노그램'은 182만원에서 201만원, '알마PM 모노그램'은 204만원에서 226만원으로 뛰었다. 666만원이었던 프리미엄 라인 '카퓌신 MM'은 753만원이 됐다.

샤넬도 올해 2월, 7월, 9월에 걸쳐 3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샤넬의 대표 가방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은 2017년 598만원에서 971만원으로 올라 4년새 인상률이 62.4%에 달했다.

조만간 지갑류 등 일부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사실일 경우 지난 9월 이후 불과 3개월 만의 인상이다.

더욱이 샤넬의 경우 '3대 명품'이라는 찬사가 무색한 경영 방식으로 품위를 잃고 있다.

샤넬코리아는 소홀한 회원 정보 관리 시스템으로 8만1654명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한 판매직원이 본사 관리자로부터 10년동안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건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는 진전이 없다. 성희롱 문제가 아니더라도 판매직원 처우에 대한 지적은 최근 몇 년 새 계속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811억원에서 지난해 1069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와 나누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덕목이다. 그러나 샤넬을 비롯해 국내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이 재능 기부, 소외계층 지원 등에 나섰다는 이야기는 생소하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 속에서 곳간은 풍족해졌지만 역설적이게도 ESG 무풍 지대가 된 명품. 브랜드 품격에 맞는 경영 방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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