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 딸 모두…우리 가족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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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딸 모두…우리 가족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유경아 기자 kayu@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6월 22일 1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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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내와 두 딸 3명이 모두 급성 간질성 폐질환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육군 부사관이 있어 육군 장병들이 이들 가족을 돕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은 현재 28사단에서 중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효택 상사.

부대에서 모범 부사관으로 알려져 있는 전 상사는 다섯 살과 한 살짜리 두 딸을 둔 아빠로 성실히 군 복무하며 동두천에서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전 상사가 GOP철책 근무를 하고 있는 동안 둘째 딸 진주(1살)가 갑작스레 폐렴 증상으로 양주소재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큰 차도가 없자 아내의 친정이 있는 부산의 좀 더 큰 병원으로 이송해 중환자실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증상은 더욱 악화돼 갔다.

이런 와중에 둘째를 병간호 중이던 아내마저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져 정밀검사를 한 결과 둘째 딸과 비슷한 증상이 나와 결국 입원하고 말았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1주일 후에는 큰 딸 주영(5살)이마저 동일한 증상으로 입원하고 말았다. 아빠를 제외한 세 모녀가 동일한 증상으로 부산대병원에 입원 것이다.

병원의 정밀 진단결과, 세 사람의 병명은 모두 '섬유증을 동반한 기타 간질성 폐질환'으로, 최근 희귀병으로 알려지고 있는 '간질성 폐 질환'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샘플을 채취해 검사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약과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세 사람 중 그래도 상태가 나은 전 상사의 아내는 지난 8일 서울현대아산병원으로 이송해 15일 폐 이식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에 있다. 큰 딸 주영이도 병세가 더욱 위중해져 보다 좋은 시설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엄마보다 3일 늦게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주영이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주영이 또래의 폐를 찾기가 어려워 현재는 약물투여도 중단한 채 특별한 치료 없이 악화되지 않기만 지켜만 보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이러한 와중에 비보가 들려왔다. 그 동안 엄마와 떨어져 홀로 부산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며 병마와 사투 중이던 둘째 딸 진주가 지난 19일 새벽에 결국 숨을 거두고 만 것이다. 아직까지 전 상사의 아내에게는 둘째 딸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전 상사는 부대로부터 청원휴가를 받고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가족들 병간호에 매달리고 있으며, 20일에는 둘째딸 장례를 아내없이 홀로 치러 주위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또한 아내의 수술비 등 1억 원이 넘는 엄청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인척에게 돈을 빌리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가족들의 질병은 희귀성 질환으로 법적 보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효택 상사의 가슴 아픈 사연이 부대에 알려지자 전우들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 상사가 소속돼 있는 28사단은 전 장병이 나서서 '전효택 상사 한마음 돕기 운동'을 펼쳐 지난 5월과 6월초에 두 차례에 걸쳐 태풍 성금 1000여만 원을 전달했고, 그래도 턱없이 모자라는 병원비를 십시일반으로 돕기 위해 1000만 원을 추가로 모금해 전달할 예정이다.

육군본부도 전 상사의 사연을 보고 받고, 이들 가족을 돕기 위한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먼저 육군본부 전 간부를 대상으로 자율적인 모금운동을 펼치는 한편, 육군 인트라넷상에 불우전우돕기 배너를 개설해 모든 육군 장병들이 모금에 참여하는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육군 부사관단도 이러한 활동과는 별개로 전 상사를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섰다.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전 상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고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전우의 모습''이라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적극 지원할 것"을 지시하며 제일 먼저 격려금을 전달했다.

육군본부 인사근무과장(대령 이학기)은 "육군 자체적으로 전효택 상사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적극 전개해 빠른 시간 내에 전 상사 가족이 쾌유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사회의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컨슈머타임스 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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