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의 금융노트] 다가온 금리 인상…투기 잡다 경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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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의 금융노트] 다가온 금리 인상…투기 잡다 경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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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금리 정상화와 투기 심리 억제를 위해서라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투기 과열을 막아줄 '만능 키'는 아니다.

현 기준금리 0.5%에서 경제지표 상태에 따라 오는 10~11월과 내년 1~2월 두 번에 걸쳐 0.25%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 가장 유력하다.

경제지표는 양호한 상태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4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한 달 전보다 대폭 하락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앞선 1~3차 대유행 당시보다 꺾임세는 완만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을 3.9%로 발표한 데 이어 올해 4%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예·적금 대신 '영혼까지 끌어와'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를 선택한 이들에게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주택관련대출 이자부담은 1조4000억원, 0.5%포인트 올리면 2조7000억원 증가한다.

0.25%포인트 상승 시 1분기 전체 가계대출 1666조원과 비교하면 이자 부담이 0.08%에 불과해 '새 발의 피'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연 '새 발의 피'일까.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보다 앞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지난 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2.59~3.65%로 일년 사이 하단 기준 0.6%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인 2.74%로 되돌아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족의 대부분은 변제 능력이 부족한 20~30대에 몰려있다. 올해 1분기 기준 20대의 은행 가계대출은 43조6000억원, 30대는 216조원이었다. 연령별 가계대출 연체율은 20대 0.31%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에 변동금리로 가계대출을 받은 비율이 81.5%로 드러나 금리 인상 시 차주들에게 실제로 다가올 이자 부담은 더욱 막대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집값과 투기 열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산시장 투기 과열은 예·적금으로 자산을 모으고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는, '생존'을 위협받는 데서 기인했다.

경제 주체인 20~30대가 주식·부동산·가상화폐로 눈을 돌린 상황에서 금리를 단기간 대폭 올릴 경우 이들의 이자 부담은 극심해지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민생 안정' 목표를 지키려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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