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은 '흥행'...가격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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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은 '흥행'...가격은 '거품'?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7월 29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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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금 순위 역대 5위...적정 기업가치 '논란'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했지만 가격에 대한 거품 논란이 제기됐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보다는 여전히 은행으로서의 성격이 짙고 현재 장외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58조원의 시중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최고가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 과다 산정 논란, 중복청약 금지 이후 공모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186만명이 넘는 투자자가 몰렸다.

공모주 청약의 통합경쟁률은 182.7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207.4대 1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증권 178대 1, 케이비증권 168대 1, 하나금융투자 167.3대 1의 차례로 나타났다. 최소 수량인 10주를 신청했을 경우 많게는 6~7주(현대차증권), 적게는 3~4주(한국투자증권)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고평가 논란 속에 중복청약이 금지된 첫 대어급 IPO에서 58조가 넘는 증거금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증거금 순위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 하이브(58조4238억원)에 이어 역대 5위에 올랐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상장과 관련해 거품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현재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웃돌며 선반영됐다"며 "향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지만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를 공모가(3만9000원)를 한참 밑도는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장외 가격에 대해선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장외시장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26건 및 776주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으며 장외가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며 시총 형성에 비교할 가치도 없다"고 혹평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큰 게 현실"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 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15조5000억원으로 현재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총(18조원)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이냐 플랫폼이냐의 소모적인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상장 은행 대비 약 10배 수준의 멀티플 부여는 여전한 고민 요소"라며 "현재 기업가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비대면 영업은 방식의 차이이지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범위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1년 현재 은행업종은 저성장과 규제 강화로 인해 10%를 하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1배를 하회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에 고착화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카카오뱅크만 특별하게 높은 ROE를 달성하거나 그에 따라 특별하게 높은 PBR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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