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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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자리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6월 29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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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김영사/ 2만4800원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바야흐로 과학의 시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은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정은경, 앤서니 파우치 같은 과학자이다. 그동안 우리는 정치권력과 가짜뉴스가 어떻게 과학을 왜곡하고, 전 세계를 미증유의 위기로 내몰았는지 목도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는 우리 모두가 외면했던 사회 속 '과학의 자리'를 보여주었다. 신간 '과학의 자리'는 과학의 사회적 의미와 과학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최초의 논의이자 현장 과학자의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치열한 고민이 담긴 문제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우재 교수는 한국 과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이자 패스파인더로 꼽힌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것이 과학자의 미덕이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김우재 교수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이다. 실험실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논의에 적극적인 발언을 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지식인으로서의 과학자'라는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낯선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김우재 교수는 인문학자들조차 압도하는 철학적, 역사적 지식으로 중무장한 채 다양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과학기술 시대, 왜 한국에는 과학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과학적 사회'를 위한 각성을 촉구한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는 나라에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무슨 의미일까?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학기술과 과학지식으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과학적 삶의 양식'과 '과학문화'가 정착되지 못했고, 그 결과 역설적으로 과학 부재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을 도구가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한국 사회는 현재의 과학 부재를 극복하고 '과학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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