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오픈뱅킹 각축전…보험사만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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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오픈뱅킹 각축전…보험사만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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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생태계 속 '도태' 우려
오픈뱅킹 화면.
오픈뱅킹 화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은행을 필두로 증권사, 카드사 등 보험사를 제외한 금융업계가 '오픈뱅킹' 서비스에 진출했다. 만약 보험사가 금융업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뒤처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지난달 31일 본격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시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를 시작으로 9월말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금융소비자가 하나의 금융회사 앱으로 본인의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 계좌에서 신한카드 청구금액을 조회하는 식이다.

지난 2019년 10월 은행을 시작으로 상호금융, 저축은행, 증권사, 핀테크 등이 오픈뱅킹에 뛰어들었다. 현재 오픈뱅킹 누적가입자는 8024만명, 누적계좌는 1억4663만개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아직 오픈뱅킹에 진출할 의향이 없는 눈치다. 만약 보험사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은행 앱에서 보험료를 조회하고, 보험사 앱에서 이체가 가능해지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보험 앱 접속 빈도가 타 금융권 앱보다 낮아 오픈뱅킹을 통해 얻는 이점이 많지 않다"며 "다만 오픈뱅킹의 필요성이 느껴지면 관련 사업을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보험사의 말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염두한 보험사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와 관공서·병원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사업이다.

오픈뱅킹이 구축된 금융사끼리는 바로 서비스 이용이나 거래 연결이 가능해져 마이데이터 사업이 유리하다. 반면 보험사의 경우 전혀 오픈뱅킹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적지 않은 제약이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금융 생태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통 금융회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들까지 오픈뱅킹에서 발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보험업계가 방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오는 7월 말부터 오픈뱅킹 참여 핀테크 기업의 선불충전금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현재 금융회사만 이용하고 있는 '어카운트인포' 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에도 개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핀테크 고객들도 오픈뱅킹 계좌 일괄 등록이 가능해진다.

노현주·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픈 API 기반의 금융생태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와 핀테크 등 플랫폼 기업이 보험판매·중개서비스 진출이 본격화하면 보험업계는 타 금융업권보다 빠르게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에 고객기반을 확보하려면 데이터로 고객 수요를 신속하게 인지하고 맞춤형 대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 오픈뱅킹 시스템에 보험업계도 참여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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