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명품 브랜드 가격에도…국내 소비자 수요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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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치솟는 명품 브랜드 가격에도…국내 소비자 수요 '굳건'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5월 2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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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팝업스토어 매장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루이비통 팝업스토어 매장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세계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자잿값 상승은 물론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환율 변동 폭 심화 등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해마다 한두번 정도 진행하던 가격 인상 주기를 분기로 점점 더 좁히고 있다. 그 중 한 브랜드의 상품 가격 인상폭이 무려 50%가 넘기도 했다.

최근 루이비통이 온더고 제품 등 일부 핸드백 가격을 5% 내외로 인상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또다시 다른 브랜드들도 슬그머니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의 인기는 날로 치닫고 있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구찌, 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구매 수요가 몰리며 유례없는 호실적을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약18조77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석 전문 기관 UBS가 예측했던 17%의 매출 회복에 거의 두 배에 달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보다도 8% 늘어난 수준이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을 비롯해 모엣 샹동 샴페인, 티파니 등 다양한 업종의 7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 그룹이다.

국내에서도 루이비통의 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늘었다. 계속 가격을 인상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548억원 대비 무려 177% 증가한 1519억원을 기록했다.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의 지난 1분기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버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했다.

버버리그룹 측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이 같은 성장을 견인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출이 75%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버버리는 이달 초 일부 핸드백 등의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했다. 지난달 27일과 지난해 10월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어 눈길을 끈다.

명품 업체들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공격적인 가격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과 미국은 명품 대중화의 정도가 아시아보다 오래된 곳으로, 경기가 나쁘면 명품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또 우리나라와 중국의 명품 시장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유럽과 비교해 비탄력적이다.

아울러 가격을 올리는데 오히려 소비량이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는 우리나라 명품 시장에서 예외가 아닌 지 오래다. '언젠가 또 오르겠지'의 심리로 재테크하듯 명품 핸드백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19% 줄었지만, 국내 명품 매출은 125억420만달러(14조9960억원, 작년 평균환율 기준)로 전년(125억1730만달러 15조12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의 명품 매출 순위는 7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했다. 5, 6위인 영국(146억 달러)과 이탈리아(145억 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올해도 가격 인상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들의 이익률은 앞으로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명품 업체들은 브랜드 앰베서더(홍보대사)로 국내 정상급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을 발탁, 젊은층의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친숙하고 선호도가 높은 모델을 통해 제품에 대한 소장욕구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신선하게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3일 루이비통의 새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된 가운데 블랙핑크는 멤버 전원이 샤넬, 디올, 셀린느, 생로랑 등의 각기 다른 브랜드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약 중이다.

이들의 모델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뷔가 오랫동안 착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실버 락킷' 팔찌는 한국의 모든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제니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샤넬백은 전국으로 완판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격 정책을 핑계로 1년에 수 차례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한 번에 가격을 조정하는 것 보다 품목별로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방법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 소비층이 점차 확대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명품 구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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