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잡아라"…수제맥주로 MZ세대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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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잡아라"…수제맥주로 MZ세대 홀린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5월 11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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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오비맥주 위탁생산 돌입…편의점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도 도전장
국내 수제맥주 위탁생산 1호 '곰표 밀맥주'가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사진제공=BGF리테일)
국내 수제맥주 위탁생산 1호 '곰표 밀맥주'가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사진제공=BGF리테일)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일본 맥주의 판매량이 꺾인 가운데 주류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국내 수제맥주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국내 톱 제조사들이 수제맥주 위탁생산(OEM)에 팔을 걷은 가운데 편의점뿐 아니라 치킨 프랜차이즈도 전용 맥주를 개발하며 '치맥족' 공략에 나섰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으로 3년 전인 2017년 433억과 비교하면 2.7배 성장했다. 협회는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3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수입맥주가 내리막을 걷는 것과 대조적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968만3000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 2억2685만9000달러로 3년 새 26.7% 줄었다.

2019년 여름 불거진 '노 재팬' 운동으로 일본 맥주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이 자리를 국산 수제맥주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종량세'로 변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의 '종가세' 체계에서는 출고 원가에 72%의 세금이 매겨졌지만 종량세 체계에서는 리터당 830.3원으로 일괄 과세하기 때문에 출고가가 더 낮아졌다. 이 때문에 '4캔 1만원'에 판매되는 일반 맥주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주류 위탁생산(OEM)까지 허용되면서 유통업계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주세법상 제조 시설을 갖춰 특정 주류의 제조면허를 받은 사업자에 한해 동종 주류를 생산하는 사업자에게 주류를 위탁생산하는 것을 허용했다.

CU가 '곰표 밀가루' 브랜드를 가진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만든 '곰표 밀맥주'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입소문을 타고 품귀 현상을 빚었지만 최근 롯데칠성음료에 위탁생산(OEM)을 맡기면서 숨통이 트였다.

세븐브로이는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이달에만 곰표 밀맥주 300만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이전 공급량인 월 20만개에서 15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29일 대량생산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맥주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레귤러 맥주 카스를 보유한 1위 오비맥주도 편의점 GS25와 아웃도어 브랜드가 협업한 수제맥주 제조를 맡으며 가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다만 오비맥주의 경우 이전부터 자회사 ZX벤처스 코리아에서 핸드앤몰트와 구스아일랜드 수제맥주를 제조하며 이색 상품을 여럿 선보여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킨과 맥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도 수제맥주를 신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BBQ는 지난해 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수제맥주 6종을 론칭했다. 경기도 이천의 수제맥주 양조장이 완공되면 BBQ는 연간 150만리터의 수제맥주를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교촌치킨은 최근 120억원에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 '문베어브루잉'의 유무형 자산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조장부터 비품, 차량운반구, 토지 등 수제맥주 사업 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는 종류는 많지만 젊은 층은 기존 제품에 식상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독특한 맛의 수제맥주가 소비에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을 공략에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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