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환매 연기·신사업 차질 '이중고'
상태바
삼성생명, 환매 연기·신사업 차질 '이중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H투자와 법정 공방 길어질 듯…신사업 진출도 지연
삼성생명.
삼성생명.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삼성생명이 금 무역펀드 환매 연기 사태와 암 보험금 미지급 관련 신사업 진출 제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두 사태 모두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NH투자증권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받아 판매한 '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의 환매 연기 상태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5일 "작년 말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며 "고객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홍콩 자산운용사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WMG) 등이 금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에 필요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이자수익을 받는 구조로 설계됐다.

NH투자증권이 발행한 DLS는 총 614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534억원가량을 판매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8월 삼성생명에 펀드 환매가 연기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무역업체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출금 상환이 지연됐다는 이유다.

당시 NH투자증권은 2021년 5월까지 환매하기로 했지만 최근까지 이행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우선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했지만 이에 대한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DLS와 별개로 홍콩의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이 같은 기초자산으로 만든 펀드에 연계된 삼성생명 신탁 상품 '퍼시픽브릿지 골드 인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도 420억원가량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다"며 "조속한 상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NH투자증권은 홍콩 현지에서 법률회사를 선정해 펀드 운용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콩 현지 운용사 상황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 보험금 미지급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안 확정이 미뤄지면서 삼성생명은 신사업 진출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생명은 암 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제한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금감원이 적발한 삼성생명의 미지급 암 보험금은 500여건으로, 금액으로는 240억원가량이다.

기관경고 징계를 받은 금융회사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으며 대주주 변경 승인도 제한된다. 금감원이 내린 징계는 금융위원회로 넘어가 의결되는데, 금융위가 결정을 미루면서 삼성생명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신사업 진출은 당분간 더욱 힘들게 됐다. 특히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을 대주주로 둔 삼성카드 역시 금융업계 화두로 떠오른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지 못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신한생명, 교보생명 등 삼성생명을 제외한 보험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검토를 했었으나 심의가 미뤄짐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