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배민, 소비자 보호도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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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배민, 소비자 보호도 신경써야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3월 23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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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배달앱은 조금 특별한 구조를 가진 온라인 플랫폼이다. 앱에 입점한 음식점 사장님과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배달에 있어 필수적인 라이더까지 세 주체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이 때문에 운영 정책에 미세한 변화만 생겨도 사회적인 이슈로 발전한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해 수수료 정책을 기존 '정액제'에서 주문 1건당 5.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로 변경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점주뿐 아니라 정치권의 질타가 이어지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해당 사안에 관심을 갖자 배민은 결국 정액제로 원상복구시켰다.

이후 배민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 사장님들과 상생하겠다며 포장 주문 수수료 0%, 대출 이자 지원, 소상공인 광고비 환급 등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일명 '별점 테러'를 동반한 악성 리뷰 근절책도 내놨다. 배달앱에서 별점은 음식점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때문에 트집을 잡아 리뷰를 망치는 악성 후기의 경우 점주 요청 시 일정 기간 차단되도록 한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배민이 상생 정책을 펼치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역으로 소비자들이 정당한 후기를 남겼을 때 점주들이 화를 내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슈퍼 아이스크림을 젤라또로 판 배민 사장이 저보고 꺼지래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크로플과 함께 바닐라 젤라또를 주문했는데 시판 아이스크림인 '엑설런트'가 왔다고 전했다. 이에 음식점 후기에 "어떻게 젤라또가 슈퍼 아이스크림이 될 수 있나. 표기를 변경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점주는 "이 글은 곧 블라인드 될 것이니 상관없다. 어디 가서 이딴 리뷰 좀 쓰지 말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리뷰 이벤트 신청해놓고 아메리카노도 공짜로 먹었으면서 말이 많으세요. 꺼지세요"라고 남겼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점포는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글쓴이는 "사장님이 집으로 찾아와 눈물로 호소하며 사과했다"고 전했고 사태를 일단락됐다.

점주의 언행도 문제지만 소비자의 개인 정보인 주소가 악용될 소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뒷맛이 씁쓸하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배달이 완료되면 주소 정보는 폐기되지만 일부 사장님들이 주소를 기억했다가 연락하거나 방문하는 경우 '재발방지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한다"며 "경중에 따라 서약서 작성 없이 바로 차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점주가 후기를 블라인드 처리했어도 본사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연락해 영구적으로 삭제할 지 의견을 묻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점주의 언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심적인 충격과 정당한 리뷰가 블라인드 됐을 때 박탈감에 대해 보상책이 없는 점은 오점이다.

점주와 소비자, 라이더 세 주체를 모두 만족시키는 정책은 나오기 힘들다. 개인의 일탈을 하나하나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 1위라면 달라야 한다. 발전해나가는 배민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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