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보험업계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일부 보험사는 해외 대체투자로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각 보험사 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생명과 KB손해보험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롯데손해보험은 208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요 생·손보사들은 판매 증가와 손해율 개선으로 영업이익 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변액보험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브라질 부동산을 보유한 펀드 투자 등 해외 자산의 평가액이 급락하면서 영업이익이 2019년보다 17.7% 쪼그라들었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5% 수준으로 낮추며 실적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국 호텔 투자액 손실 충당금 등을 쌓느라 당기순이익이 30%나 감소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손해율 개선과 사업비 절감으로 2019년 대비 2200억원을 아꼈지만 투자 이익이 1816억원이나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이 2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이 투자한 항공기와 호텔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10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017년 말 10조5000억원에서 1년 반 만에 15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해외 대체투자가 단기간에 급증해 투자(수익성)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험업계의 해외 대체투자는 다른 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편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호텔과 항공기 등 우량한 자산도 큰 타격을 받아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손실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금융 지원의 조기 중단을 대비해 각사가 상황을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