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초기 분양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 비율)이 통계 이래 처음으로 100%를 기록했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으로 초기 분양률이 10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3분기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고공 행진한 가운데 분양 아파트는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청약 경쟁이 초과열 양상을 띄었다.
작년 10월 말 분양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평균 경쟁률 537.1대 1로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초기 시점의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 수 비율로, HUG가 주택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뒤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를 조사 대상으로 한다.
전국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작년 4분기 96.6%로, 역대 가장 높았던 2020년 2분기(97.0%) 뒤를 이었다. 같은 시기 수도권(서울·인천·경기),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와 세종의 초기 분양률은 각각 98.1%, 99.1%를 나타냈다.
특히 광역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작년 4분기 초기 분양률은 92.0%로 통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타 지방의 초기 분양률은 같은 해 2분기(80.5%) 처음으로 80%대에 진입했으며 4분기에는 3분기(83.7%) 대비 8.3%포인트 늘어 90%대로 올라섰다.
다만 지방에서는 아파트 초기 분양률이 지역별로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작년 4분기 경남(99.8%), 충북(99.1%), 충남(98.8%) 등은 높은 초기 분양률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의 경우 전분기보다 9.0%포인트 하락하며 1.3%로 곤두박질쳤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작년에 서울 등 인기 지역에서 청약 경쟁과 계약이 치열했으나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했다"며 "올해도 입지와 상품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