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최근 몇년 사이 콩나물 모양을 닮은 무선 이어폰이 등장하면서 유선 이어폰 보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부터 가성비 좋은 무선 이어폰까지 종류와 디자인, 특징이나 기능도 다양하다.
이렇게 대세로 자리잡은 무선 이어폰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유선 이어폰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도 그 중 한명이다. 무선 이어폰이 등장하면서 대여섯개의 브랜드 제품을 사용했으나 유선 이어폰으로 회귀했다. 이번에는 독일 오디오 명가로 꼽히는 젠하이저 'IE 300'을 사용해봤다.
이 제품은 고해상도 사운드 이어폰으로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해 내놓은 제품이라고 한다. 박스 안에는 유선 이어폰, 파우치, 파우치 속 3가지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과 3가지 크기의 메모리 폼 이어팁, 제품 가이드 등으로 구성된다.
IE 300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한 케이블(후크)이다. 귀 모양에 맞게 구부려 있지만 귀가 크거나 작은 사람들에게 맞춰 다시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직각으로 구부려도 다시 원형대로 줄 모양을 바꿀 수 있으며 사진처럼 직선으로 폈다가 원하는 모양으로 바꿔줘도 전선이 끊어지지 않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원래 구부려진 모양 그대로 유지된 채 끼웠다 뺐다하는 식으로 사용해야겠다. 그래서 일부 제품은 귀보다 헐거웠고 또 다른 제품은 장시간 사용하면 귀가 아파서 사용감이 떨어졌다. 이 제품은 누구나 사용해도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착용감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유선의 경우 머리카락에 걸리면 쉽게 벗겨지기 일쑤인데 반해 IE 300은 그렇지 않았다. 빠르게 뛰어도 귀에서 빠지지 않고 부드럽게 감싸는 듯 고정된다.
유선 이어폰은 문이나 단추, 가방 등에 걸려서 피복 안 내선이 쉽게 끊어질 수 있는데 이 제품은 강철 보다 5배 강한 소재가 적용됐다. '파라 아라미드(p-Aramid)'라는 강화 케이블이 결합돼 수천 번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해도 괜찮다고 한다. 유선의 단점 중 하나가 '선 걸림'인데 걱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자주 듣는 음악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재생시켜봤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섬세하게 음질을 표현하는 것 같다. 홍보 문구에는 낮은 왜곡률 (THD, 0.08% 이하, 94dB기준)이 특징이라고 돼 있는데 섬세하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모르겠으나 베이스 소리가 풍성하게 들렸다. 일반 이어폰으로 듣기 힘들었던 느낌인데 마치 기타 소리를 mp3 파일로 듣는 것과 실제 연주하고 있는 앰프에서 듣는 정도의 소리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노이즈 캔슬링' 역시 우수하다. 주변 소음이 들리지 않은 이 기능과 자체 음질 표현력 덕분에 몰입감이 높아졌다. 또 소리를 최대로 높여도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았다. 오디오 전문가들이 유선을 사용하는 이유가 '주변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고음질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특징을 잘 살린 제품인 것 같다.
유선이어폰은 백색 소음, 블루투스 연결 장애, 배터리를 고려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잃어버릴 우려도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게임을 갖추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선보다는 유선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이유는 '음질' 때문이다. 모든 음역대의 소리를 다채롭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기는 작지만 출력은 실제보다 더 크게 들리도록 만들어진 IE 300은 내부의 소형 챔버로 공기의 방향과 소리를 정밀하게 제어 해 저음과 중음, 고음을 정확하게 출력하는 점이 기존 유선 이어폰과 큰 차이다.
메모리폼 팁과 실리콘 팁이 크기별로 3가지씩 구성된 점도 사용자를 배려한 부분인 것 같다. 세척방법도 나와 있어 보다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줄꼬임 방지 기능, 본체 연결 시 들리는 잡음이나 백색소음, 장시간 착용 시 피로감과 같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