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곳간 찼다'…사라진 연말 특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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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곳간 찼다'…사라진 연말 특판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2월 02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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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통로로 수신액 확보한 저축은행…연말 특판 필요성 못 느껴
사진=상상인저축은행
사진=상상인저축은행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연말마다 등장했던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별판매 상품(이하 특판)이 올해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미 저축은행 업계가 선제적으로 예대율 관리에 나선 게 배경으로 지목된다.

SBI·OK·JT친애·웰컴 등 주요 저축은행들은 연말 정기예금 특판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연말에 연말 특판을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연말이 되면 특판 상품인 예·적금을 통해 수신 영업에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예대율 관리 및 유동성 규제 비율을 맞춰왔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재무건전성 유지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유동성 규제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예·적금)에 대해 유동성 자산(대출)을 100% 이상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3개월 전부터 수신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특판을 유치한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가 본격적인 비대면 영업에 나서면서 특판 판매를 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SB톡톡플러스'와 대형 저축은행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수신 통로를 넓혔다.

대표적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이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7월 종합 디지털금융 플랫폼인 '뱅뱅뱅'을 출시하면서 특판 상품인 '뱅뱅뱅 777 정기적금'을 판매했다. 해당 상품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은 한 달 만에 360억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진행될 오픈뱅킹에 참여할 경우 연말에 특판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 판매도 특판 판매의 이유를 사라지게 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퇴직연금 예·적금 상품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6조8000억원에서 올해 8월 말에는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며 저축은행의 창고를 두둑하게 했다.

여기에 지난 9~10월에 있었던 공모주 청약 열풍도 한몫을 차지한다.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이 끝나고 청약 환불금 대부분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대거 유입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영업을 통해 상당한 수신이 들어왔기 때문에 연말 특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오픈뱅킹에 참여할 경우 자체적인 특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굳이 연말에 맞출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퇴직연금 등 다양한 이유를 통해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됐지만 현재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할만한 영업환경도 아니기 때문에 연말 특판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연말 특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연말 특판을 통한 자금 조달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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