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폐지…'금융인증서 경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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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폐지…'금융인증서 경쟁의 서막'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1월 1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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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공인인증서 독점적 지위 상실, 시중은행 및 빅테크 기업 다양한 인증서비스 선보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그동안 금융거래에 있어 수 많은 고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해 온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폐지된다. 국회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다음달 10일 '공적 인증'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상실한다. 공인인증서 폐지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금융인증서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권에서는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금융결제원과 함께 금융인증서비스를 개시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우리WON뱅킹'에 금융인증서비스를 적용했다. 금융인증서비스는 고객이 불필요한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금융인증서를 금융결제원의 클라우드에 보관해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은행 뿐만 아니라 신원 확인이 필요한 정부 민원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수문자를 포함한 10자리 이상의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6자리 숫자로 이뤄진 간편 비밀번호 혹은 패턴(잠금 해제 동작), 지문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유효기간은 3년으로 기한 연장도 자동으로 된다.

KB국민은행은 공인인증서를 대신할 수 있는 인증서비스를 금융권 중 가장 먼저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KB모바일인증'을 선보이며 가입자만 53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KB모바일인증은 보안카드나 OTP카드, 공인인증서 없이 이체 및 금융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인증서의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번 발급을 받으면 인증서를 폐기하지 않는 한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발급받은 인증서를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가 된다.

보안성 또한 강화됐다. 영국 보안업체인 트러스토닉사의 TAPP(Trustonic Application Protection) 솔루션을 적용했으며, 인증서의 유효성과 비밀번호를 검증하는 알고리즘은 국민은행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하나은행은 얼굴 인식으로만 인증이 가능한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AI 얼굴인식 스타트업 ㈜메사쿠어컴퍼니의 참여로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OTP없이 얼굴 인식으로만 금융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NH농협은행은 농협상호금융과 고객에게 편리한 사용환경과 다양한 인증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개방형 통합인증 서비스인 'NHOnePass'을 도입했다. 'NHOnePass'는 간편 가입·인증 대행 서비스로, NH스마트뱅킹을 이용하는 1700만 고객이 별도의 어플 설치나 가입절차 없이 농협 금융·유통 계열사의 서비스에 가입하고 인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자체적인 인증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유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와 네이버, 통신3사 또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페이 인증'을 내놨고 △네이버는 '네이버인증서' △통신 3사는 'PASS'를 출시했다.

공인인증서 폐지와 발맞춰 시중은행 및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다양한 인증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범용성 문제와 맞닥뜨리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제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지난 2018년 '뱅크사인'이라는 인증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타 은행 이용 시 새로 등록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가입자는 30여만명에 그친 상황이다. 이와 달리 공인인증서는 각종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사용이 가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인인증서가 공적 지위를 잃으면서 빅테크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인증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결국 보안성 문제와 함께 범용성이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며 "현재 각 기업은 자기네들이 출시한 인증서비스를 표준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현재는 우리은행이 금융결제원과 내놓은 금융인증서비스가 금융회사 및 공공기관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나쁠 것은 없겠지만 범용성이 떨어진다면 공인인증서보다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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