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 수가 10년 전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총자산 중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었으며 최소 70억원은 가지고 있어야 '부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8일 '2020 한국 부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 통계는 경영연구소가 자금순환표(한국은행),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통계청), 금융소득 종합과세 통계(국세청), KB금융 고객데이터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 개인은 지난 2019년 말 35만4000명, 2018년(32만3000명)보다 9.6% 증가했다고 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0년(16만명)의 2.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해마다 연평균 9.2%씩 같은 기준의 부자가 증가한 것이다.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 역시 지난 2010년 1158조원에서 2019년 1.9배인 2154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 가계 전체 금융자산이 1.7배(2186조→3760조원)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
한국 부자들의 자산을 종류별로 보면 2020년 기준 부동산이 56.6%, 금융자산이 38.6%였다.
부동산 비중은 △2016년 51.4% △2017년 52.2% △2018년 53.3% △2019년 53.7% △2020년 56.6%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연구소는 "2010년대 중반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세로 전환되면서 부자들의 보유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영향"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자산을 다시 세부항목으로 나누면 10년 전과 비교해 '거주용 주택'(46.2→52.4%)과 '투자용 주택'(13.4→18.2%)의 비중이 늘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오른 영향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특히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들의 경우 '거주용 주택' 비중이, 50억원 이상 부자들의 경우 '투자용 주택' 비중이 증가했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설문 결과 중간값)은 '총자산 70억원'이었으며 이는 2010년 50억원의 1.4배 수준이다.
연구소는 물가 상승, 부자 수 증가 등 부자의 기준이 다소 높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