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상태바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나딘 에바리스토 / 김영사 / 1만7800원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은 1800년대 후반부터 백오십여 년의 시공간 속에서 혈연 또는 친분으로 이어져온 흑인 영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보편적이고도 강렬하다.

여기엔 기득권-백인-영국인-남성에 의해 좌절하거나 억압당한 삶, 온갖 폭력에 짓눌리고 비틀린 열두 여성의 삶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작가는 십대에서 구십대에 이르는 그들의 삶이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생생히게 보여준다.

영국 사회의 주류가 여전히 앵글로색슨 남성인 만큼 인종과 성별로 소외된 흑인 여성은 철저히 주변인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지만 큰 상처를 감추고 있고, 누군가는 아웃사이더가 되어 주류와 투쟁하고 있으며, 또다른 누군가는 고난 속에서도 삶의 의욕을 잃지 않았다.

열두 여성은 좌절을 딛고 일어서고, 고통보다 더 큰 기쁨을 찾아 나서고, 저마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해낸다. 마지막에 열두 갈래의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는 순간은 독자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저자 '버나딘 에바리스토'는 1959년 런던에서 영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의 넷째 딸로 태어났다. 열두살 무렵 예술의 세계에 매료돼 연기를 시작한 그는 졸업 후 영국 최초의 흑인 여성 극단을 경영하기도 했다. 이후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을 통해 흑인 여성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