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자산 달러에 투자'…달러예금 이달 들어 4조원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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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자산 달러에 투자'…달러예금 이달 들어 4조원 넘어서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25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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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노린 개인 수요 몰려…달러예금 잔액 4조6000억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4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떨어지며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달러값이 쌀 때 '안전자산'을 확보해두려는 기업과 환차익을 노린 개인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551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이는 9월 말과 비교해 40억 9200만 달러 늘어난 규모다. 증가 폭을 원화로 환산(23일 원·달러 환율 1132.9원 적용)하면 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예금이 증가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지속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해두려는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며 "개인의 달러예금도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개인보다 증권사를 포함한 기업들의 외화 예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 급락 속에서 수출 기업들이 달러 매도 타이밍을 놓친 점도 최근 달러예금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최근 상당히 크게 하락하다보니 달러를 가진 사람들이 팔 타이밍을 놓쳐서 못 팔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출기업들이 달러가 계속 들어오는데도 웬만해서 안 팔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 증가도 달러예금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주요 시중은행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가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크게 늘었다.

5대 시중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3주간 2억400만달러로, 9월 1~21일 1억8000만 달러와 비교해 2400만 달러 13.3% 증가했다. 은행 별로 보면 달러 환전액이 한 달 새 약 30%(1000만 달러) 증가한 곳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예금 등에 투자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율 예측은 전문가도 어려워하는 부분이고,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만 보고 달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백 연구원은 "환율만 보고 환차익을 노려 투자했다가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 있다"며 "2년 전 환율이 1050원까지 내려간 적도 있는 등 지금 환율이 그렇게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 자금이 필요한 가계와 같이 장기적으로 달러가 필요한 분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를 조금씩 사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며 "(투자 목적인 경우는) 달러 자체에 투자하기 보다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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