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이차역마진 악화…보험료 '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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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이차역마진 악화…보험료 '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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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에 운용자산이익률 감소…손익 계산 나서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예정이율을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까지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생명보험사들이 이차역마진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예정이율 인하에 나섰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내는 보험료는 비싸지게 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예정이율을 0.25%p(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달 금리연동형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p 인하한다고 밝혔다. 통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0.25%p 낮추면 보험료는 5~10% 정도 인상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년에 두 번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업계 추이에 따라 예정이율 인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당초 10월에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계획이 다소 연기돼 구체적인 인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교보생명 역시 4월에 예정이율을 0.25% 낮췄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예정이율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하되는데 그 중에서도 시중금리가 낮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이미 지난 4월과 7월 예정이율을 0.25%씩 낮춰 올해 초 2.5%에서 현재 2%까지 인하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미 두 차례 예정이율을 낮춰 올해 추가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들이 이처럼 예정이율을 낮추는 이유는 '이차역마진' 때문이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적립금의 금리가 운용자산이익률에 비해 높아 이자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2019년 말 생명보험사 보험료 적립금의 평균 금리는 4.18%이다. 이에 반해 운용자산이익률은 3.55%를 기록했다. 그 결과 2019년 생명보험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2.7% 감소했다. 실제로 생보사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2016년 3.61%, 2017년 3.45%, 2018년 3.40%, 2019년 3.35%로 매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이 가까워지면서 생보사 업황이 한층 더 어두워질 전망이다.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뀌게 된다. IFRS17은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보험상품에 대한 이자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지금부터 IFRS17 관련 적립금을 미리 쌓아두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한편 중소형 생보사들은 아직 보험료 인상에 대한 움직임이 없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향후 상품 개정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생보사들을 따라 중소형 생보사들도 머지않아 수익구조를 개선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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