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 늘리고 해외 매장 철수…'계륵' 신세된 면세점
상태바
휴무일 늘리고 해외 매장 철수…'계륵' 신세된 면세점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16일 08시 0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구역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시내점 휴무일을 확대하고, 해외 사업을 축소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로 떠나는 '추캉스(추석+바캉스)' 특수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하반기 실적 반등도 어려워진 상태다.

이에 면세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외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 등 체질을 개선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달부터 코엑스점과 부산점을 일·월요일 주 2회 휴점하기로 했다. 시행 기간은 이달부터 영업 정상화 시점까지다.

연중무휴로 운영됐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부산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문객이 급감하자 지난 4월 매주 월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 정상화가 더뎌지면서 이번에 휴무일을 확대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5월 말부터 시내면세점인 강남점과 부산점을 일·월요일 주 2회 휴점하고 있다.

면세점들은 해외 사업 축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대만과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법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대만은 올 상반기에 철수를 완료했고 태국 방콕 시내점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은 연내 문을 닫는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국과 사업장 수는 지난해 7개국 13개 매장에서 올해 6개국 12개 매장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7년 태국에 진출했으나 공항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해 3년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 같은해 인도네시아에서도 공항점 계약이 만료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시내점 운영이 중단되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내 철수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해외 사업장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국내 사업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73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 해외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호텔신라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시아 사업 매출은 17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 원에서 -23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재 싱가포르 창이공항점(1·3 터미널)과 마카오 공항점을 제외한 홍콩 공항점과 태국 푸껫시내점, 도쿄 시내점이 휴업 상태다.

국내에서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마감을 앞두고 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임대료 부담으로 한차례 유찰과 계약 미체결 이슈가 있던 사업권이지만, 이번 입찰을 진행하면 10년간 해당 구역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22일까지 제1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운영 사업권 재입찰 신청을 받는다. 입찰 대상은 ▲DF2(향수·화장품) ▲DF3(주류·담배) ▲DF4(주류·담배) ▲DF6(패션·기타) 모두 4개 사업권이다. 현재 DF3은 롯데면세점이, DF2·4·6은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공사는 면세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임대료 납부 조건도 매출 연동제로 바꿨다. 임대료 예정 가격도 지난 1차 때보다 30% 가까이 낮췄으며, 여객증감율에 따라 변화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도 없앴다.

면세업계도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재입찰 참여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였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번지자 주춤하는 분위기다. 국제선 여객이 급감하면서 관광객 수 회복 시점을 예측할 수 없게 됐고, 코로나19 속에서 매장 운영 적자 감수 시기를 잘못 예측할 경우 큰 손해를 안고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은 점유율, 위상 제고 등을 따져볼 때 사실 적자를 감안해도 매력적인 사업지"라면서도 "영업 정상화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에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