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겹친 화장품 로드숍…하반기 실적 개선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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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 겹친 화장품 로드숍…하반기 실적 개선 '안개 속'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01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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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가 기존 미샤 매장에 자사 및 타사 브랜드를 추가 입점시킨 '미샤플러스' 매장을 선보였다. 사진= 에이블씨엔씨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과거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로드숍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2분기 잇츠한불·에이블씨엔씨·토니모리 등 국내 주요 로드숍 화장품 기업은 일제히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줄어들면서 화장품 수요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미샤·어퓨 등을 전개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 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1126억 원에서 약 31% 급감한 77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도 7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400억 원대를 기록하던 매출은 200억 원대로 떨어졌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도 지난해 563억 원에서 356억 원으로 36.8% 줄었다.

화장품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에스쁘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에뛰드도 적자를 이어갔다.

실제 로드숍 화장품 매장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64개에 달했던 스킨푸드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8개로 2년 만에 급감했다. 토니모리는 679개에서 517개로 매장 수가 줄었다.

이에 로드숍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해 단일품만 팔던 매장을 멀티 브랜드 편집숍으로 바꾸고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유통 전략 손질에 나섰다.

에이블씨엔씨는 '원브랜드숍'으로 운영하던 미샤 매장을 23개 브랜드 170여 개 품목이 추가 입점한 '미샤플러스' 매장으로 탈바꿈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이달 초부터 명동 메가스토어와 홍대점 등 100여 개 미샤 매장을 미샤플러스 매장으로 재정비했으며 연내 15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서비스 강화 일환으로 심부름 앱 김집사와 손잡고 미샤 눙크 화장품을 당일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토니모리도 배달의민족 'B마트'와 '나우픽'을 통해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 부진에 대한 대책으로 멀티 브랜드숍인 네이처컬렉션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더페이스샵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네이처컬렉션 매장은 지난 2018년 369개에서 2019년 486개로 늘어난 반면 더페이스샵의 매장 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아모레퍼시픽몰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신사와 뷰티·패션 합자조합을 결성했고, 지난달에는 11번가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인도에서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를 온라인 채널로 먼저 선보였다. 중국에서의 디지털 채널 확장은 이미 가시화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구책으로 내놓은 멀티 브랜드숍 전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과 비교해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로드숍 브랜드를 비롯한 올리브영·세포라 등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CJ올리브영의 전국 매장 수는 1250여 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246개)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총 50여 개의 신규 매장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더뎌졌다.

이 외에도 지난해 10월 1호점을 오픈했던 세포라는 올해까지 매장 수를 7개까지 늘리겠다고 호언했으나 계획과 달리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4개에 그치고 있다. 9월 여의도 IFC몰에 5호점을 오픈할 예정이지만 추가 출점 계획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살아남는게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확산 재점화로 하반기에도 화장품 실적 개선이 불투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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