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 끊임없는 매각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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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끊임없는 매각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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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험시장 포화상태...전망 '불투명'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라이나생명과 AXA(악사)손해보험, 동양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들은 이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매각설이 들려오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 등 한국 보험시장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시그나그룹의 한국 자회사 라이나생명 매각 추진설이 들려왔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수입 보험료 기준 업계 13위, 총자산 기준 21위의 중위권 생보사다.

AXA손해보험도 최근 매각설에 휩싸였다. 프랑스 AXA그룹이 이 회사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삼성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원매자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이들 모두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IB업계에서 매각설이 나왔던 걸로 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AXA손해보험 관계자도 "매각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안방보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이 연장되면서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한시적으로 인수해 1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았다.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들의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한국의 보험시장이 예전만큼 녹록치 않다는 점이 꼽힌다. 앞서 2013년 네덜란드계 ING생명, 2016년 독일 알리안츠생명(ABL생명), 영국 PCA생명(미래에셋생명) 등이 국내시장을 떠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7조2863억원에 비해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조9963억원)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23년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된다. 이에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한층 커졌다.

IFRS 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시중금리가 떨어질수록 보험사의 부채도 늘어나게 된다. 또 KIC-S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사에 노출된 리스크인 '요구자본' 대비 손실흡수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을 최소 100%를 넘겨야 한다.

또다른 이유는 IB(투자은행)업계에서의 매각 방식에 있다. 매각설이 돌면 한국 법인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고, 본사는 주관사를 선정해 한국 법인 매각에 돌입한다. 실제로 이번 AXA손보 매각설도 IB업계에서 흘러나왔다.

보험업계는 이미 한국 시장을 포화상태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 보험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한국 보험사들도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외국계 보험사들이 시장 철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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