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성황 이끈 '굿즈 마케팅'…'되팔이' 손에 몸값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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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성황 이끈 '굿즈 마케팅'…'되팔이' 손에 몸값 오른다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8월 06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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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 에코백
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 에코백 (사진= 신라호텔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유통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굿즈(기념품) 마케팅'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레디백'과 신라호텔의 '에코백', SSG닷컴 '알비백' 등 다양하다. 한정판으로 내놓은 굿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실적에 영향을 주자 업체들도 앞다퉈 굿즈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이 이러한 인기를 이용해 비싼 가격에 굿즈를 되파는 사례가 포착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증정품들의 상당수가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출시가의 2~9배까지 뛰었으며 '미개봉' 상품도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정작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얻지 못하고 높은 가격으로 책정해 판매하고 있는 '되팔이들(리셀러)'에게 굿즈를 사는 일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되팔이들을 위한 행사냐는 질책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살린 굿즈를 내놓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이같은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젊은 층의 소유욕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굿즈를 인증하는 등의 트렌드가 형성되며 희소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에서 내놓는 만큼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데다 최근 유행에 맞고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구매를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굿즈들이 중고나라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다. (사진= 중고나라 화면 갈무리)

일부 업체의 경우 주요 판매 상품보다 증정품인 굿즈가 주목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굿즈를 사재기한 후 수 배의 가격에 파는 되팔이들까지 생기고 있다. 이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이벤트를 기획한 브랜드를 비난하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또한 일부 소비자가 사은품을 사재기, 독점하는 사례가 나오자 이를 제재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 소비자는 A 커피 매장에서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이벤트 사은품만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커피들은 다른 손님들에게 제공되거나 일부는 폐기 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사람이 몰리는 것을 가급적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벤트 진행을 신중히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굿즈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는 상황과 관련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되팔이 문제는 굿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됐기 때문이다.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일부 마케팅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회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공정위원장은 실태 점검이나 불공정 행위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앞으로 굿즈 리셀 시장이 사그라들지 지켜봐야 할 문제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는 개인간 거래이기 때문에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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