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 금융권 영토 확장…주름 깊어지는 카드업계
상태바
'테크핀', 금융권 영토 확장…주름 깊어지는 카드업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성장 가속…"카드사에 준하는 규제 필요"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테크핀 업체가 금융권에서 빠르게 발을 넓혀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익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테크핀은 '금융(Fin)+기술(Tech)'의 합성어인 핀테크의 앞뒤를 바꾼 용어로, 정보기술(IT)업체가 주도하는 기술에 금융을 접목한 개념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의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마쳤다. 네이버페이는 사용자 3000만명(2019년 3분기 기준), 월 결제자 수 1250만명(2020년 1분기 기준)을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의 간편 결제 서비스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는 다음 달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예정이다. 한도는 최대 50만원가량이다. 이후 시범 서비스를 거쳐 한도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이후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된다. 혁신금융으로 지정되면 최대 4년간 규제가 유예·면제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도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3월 5%대 수익률을 보장하는 증권 계좌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을 통한 자동차 보험 가입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올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억(44%)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602만건으로 전년보다 380만건(56.6%) 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후불 결제 기능을 통해 시장이 보다 치열할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며 "고객 서비스도 더 다양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테크핀 업체들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혜택만 누린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간편결제 결제 사업자에게도 소액 후불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카드사, 은행 등 기존 금융사만큼의 규제를 두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업체에게도 카드사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신용평가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후불결제를 허용할 경우 카드깡이나 자금세탁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중소형 카드사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위권 카드사의 경우 수익기반이 약한 상황인데 새로운 시장참여자의 등장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간편결제 업체의 후불 결제 허용이 얼마 정도의 금액으로 결정될지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