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음악감상 600만원 '요금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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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음악감상 600만원 '요금폭탄'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1월 27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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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로밍요금 안내 앱 개발" 뒷북… 업계 "속 보인다"

   
 
최근 업무 진행 차 중국 출장 길에 오른 A씨. 한국 가요가 그리웠던 A씨는 음악사이트 멜론을 통해 미리 한국에서 다운로드 해 두었던 모 앨범의 '1분 무료듣기' 서비스를 이용했다. 접속 시 부과되는 데이터 요금을 방지하기 위해 멜론 접속을 종료한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8시간 동안 음악감상을 한 A씨는 그날 저녁 데이터 이용 요금 500만원이 초과됐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 문자를 받은 후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던 그는 서둘러 귀국, 부랴부랴 SK텔레콤(SKT) 측에 문의했다.

그 결과 자신에게 세금포함 610만원 가량의 거액이 데이터이용 요금으로 부과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바 해외 로밍에 따른 '요금폭탄'을 맞은 것.

A씨는 "'1분 무료듣기' 서비스였고 다운을 받아 놓은 것이라 데이터 요금이 나갈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용자가 반나절 동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500만원이 넘는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데도 SKT는 저녁에 사용액을 문자 한 통 보낸 것이 전부였다"고 분노했다.

그는 "'해외데이터무제한' 서비스와 관련된 광고 성 문자 외에 SKT 측으로부터 데이터 요금 관련해 그 어떤 문자도 받지 않았다"며 "답답하고 억울하다. SKT가 해외로밍 '요금폭탄' 피해 가능성을 방치해 '요금바가지'를 씌우는 심보로 밖에 안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 데이터 로밍, '요금폭탄' 가슴앓이

A씨 처럼 무심코 해외에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요금폭탄'을 맞고 가슴앓이를 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본보 확인결과, 해외 로밍 시 데이터이용으로 인해 '요금폭탄'을 맞은 사례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데이터 이용 요금이 상이하고 국내 요금제가 해외에서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 그만큼 많은 이용자들이 비슷한 피해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SKT 측은 이 같은 피해상황을 의식 한 듯 27일 '요금폭탄' 방지 차원의 'T로밍 요금 계산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해외 로밍 시 자동으로 로밍 국가를 설정해 음성, 영상, SMS, 데이터 로밍 사용금액을 계산하고 이를 고객에게 알림 및 위젯 기능 등을 통해 미리 알려준다.

또 고객이 설정한 로밍 요금 규모에 따라 특정 금액에 도달 시 알림창을 통해 알려주고 데이터 로밍을 차단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SKT관계자는 "이 앱을 통해 고객은 발신 전화와 수신 전화는 물론 무선 데이터 사용 요금까지 미리 인지가 가능하다"며 "로밍서비스 이용 시 요금 예측성이 떨어져 '요금폭탄'으로 이어진 고객들의 불편함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와 SKT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 의문이 새나왔다.

   
 
◆ KT "로밍 데이터 10만원 초과, 사용차단"

한 소비자는 "이 서비스는 스마트 폰 이용자 중 이 앱을 다운받은 일부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을 뿐 일반 휴대전화(피처폰) 사용자의 피해까지 예방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느냐"며 "해외여행이 일반화되고 그에 따른 '요금폭탄' 피해도 상당한 만큼 모든 가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업체 쪽에서 가입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관련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그러나 로밍요금을 미리 계산하고 안내하는 형식으로 '요금폭탄' 피해를 얼마나 예방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KT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로밍 시 데이터 사용 안전장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데이터 이용 요금이 5, 8만원이 초과할 때마다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고 10만원이 넘었을 경우에는 데이터 이용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이외에 휴대폰 기종에 상관없이 데이터 이용 요금을 실시간 무료로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 이용 역시 KT 가입자라면 따로 신청하는 과정 없이 자동으로 이용 가능하다. SKT의 해당 서비스가 앱으로 한정된 것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KT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요금폭탄'을 맞았다는 피해사례를 접수 한 후 외국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안전장치 시스템 개발에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필요했다"며 "그렇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로 가입자들이 뜻하지 않는 '요금폭탄'을 맞는 사례가 전무에 가까워졌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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