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나온 '미스터피자'…갑질·오너리스크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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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나온 '미스터피자'…갑질·오너리스크 일대기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18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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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악화일로, 업계 1위에서 상장폐지 위기까지 '파란만장' 30년사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가 매물로 나왔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회사를 창업한 지 30여년만이다.

미스터피자는 한때 여러 히트 메뉴와 뷔페식 레스토랑을 앞세워 시장 1위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2017년 터진 각종 갑질 의혹과 오너리스크 여파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은 지난 1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미스터피자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이번 결정은 코스닥 시장위원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앞두고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침이다.

MP그룹은 오는 2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잠재투자자 중에서 입찰적격자를 선정해 제한적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1호점을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 400개 넘는 점포를 거느렸다. 2008년에는 커피·머핀 프랜차이즈 '마노핀'을 론칭했고 2009년에는 우회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하지만 2016년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보복 출점, 치즈 통행세 등 각종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다.

정 전 회장은 총 91억7000만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MP그룹과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사에 64억6000만원의 손해를 떠넘긴 혐의로 물러났다.

횡령 사례 중 2005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치즈 유통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2개 업체를 끼워넣어 57억원을 횡령한 일명 '치즈 통행세' 논란이 특히 질타를 받았다. 해당 업체에서 7만원대에 사들인 치즈를 가맹점에 9만원대에 납품하며 이득을 챙긴 탓이다.

제왕적인 경영 방식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2007년 1월부터 10여년간 친인척과 측근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9억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부회장인 아들이 개인채무 90억원의 이자를 내지 못하자 월급을 2100만원에서 9100만원으로 대폭 올리기도 했다.

불리한 거래 관행에 항의해 탈퇴한 업주들이 '피자연합'이라는 독자 상호로 가게를 열자 인근에 직영점을 내는 '보복 출점'을 한 점도 공분을 샀다.

이에 정 전 회장이 2017년 6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퇴했지만 7월 MP그룹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후 3년 가까이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이후 2차례나 MP그룹의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지만 회사 측의 이의신청에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관련 심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굴곡진 역사를 차치하더라도 MP그룹은 2016년부터 5년간 적자가 이어져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5억원으로 2018년(4억원)보다 6배 늘었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피자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대형 식품회사들이 수준 높은 냉동피자 간편식(HMR)을 내놓으면서 시장 환경도 악화됐다.

다만 여전히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도미노피자, 피자알볼로 등과 함께 '톱3'를 지키고 있어 인수 의향을 나타내는 업체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P그룹 관계자는 "앞서 공고한 대로 M&A를 통해 유동성 확보와 투명성 제고에 힘쓰고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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