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건강보험 급여화 수년째 보류…고통 받는 암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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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건강보험 급여화 수년째 보류…고통 받는 암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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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항암제 부담…제약사-정부 줄다리기 그만"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면역항암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 진입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면역항암제의 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 A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위암 환자이며 최근 2차 항암치료를 마쳤다고 밝혔다.

A씨는 "2차 치료 당시 조만간 면역 항암제가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대했지만 최근 보험 적용이 보류됐다"며 "많은 환우 및 환우 가족들을 위해 면역항암제의 보험 적용에 대한 재검토를 조속히 재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쉽게 말해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제다.

현재 국내 시판허가 된 면역항암제는 오노약품·BMS의 '옵디보', MSD의 '키트루다', 로슈의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BMS의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뮤맙)' 등이다.

이 가운데 비소세포폐암에 옵디보·키트루다·티센트릭, 흑색종에 옵디보·키트루다, 방광암에 티센트릭의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이밖에 모든 적응증의 면역항암제는 모두 비급여이며 한 달 약값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든다. 적응증이란 어떤 약제나 수술에 의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을 뜻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월 29일 면역항암제의 급여확대를 안건으로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해당 안건은 보류됐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지난달 14일 면역항암제 옵디보 개발사인 한국오노약품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역항암제 개발사와 정부(심평원)가 약값 힘겨루기를 멈추고 재정당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환단연은 "표적항암제에 이어 면역항암제 시대를 살고 있는 말기 암환자들의 삶의 질은 최초 화학치료제를 투약하던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좋아졌다"며 "면역항암제 급여확대가 시급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며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하고 시판하는 이유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면 재정당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양한 면역항암제가 급여로 인정받게 되면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내용이 축소됨에 따라 보험사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이 급여 항목으로 넘어가게 되면 실손보험에서 보장해야 할 내용은 아무래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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