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김빠진 재난지원금 유치전'…2분기 실적도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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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김빠진 재난지원금 유치전'…2분기 실적도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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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14조' 규모 재난지원금 유치전에 정부 '자제 당부'…상반기 실적악화 '현실화'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실적이 위태로운 카드업계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섰지만 정부가 마케팅 자제를 당부하면서 힘이 빠진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카드승인 실적은 2%대 성장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카드승인 실적은 5~8%씩 늘어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기가 타격을 받으며 3월 승인건수와 금액 모두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신용·체크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는 각각 205조8000억원, 50억400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2.5%, 2.2%씩 늘어난 수치다. 대체로 실적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2분기에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코로나발 위기가 2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당초 긴급재난지원금으로 10조원대 결제시장을 공략할 복안이었다. 재난지원금은 14조3000억원 규모로, 이중 10조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령으로 인해 계획이 무산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와 카드사 간 업무 협약식에서 "정부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대해 카드사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마케팅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소비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를 막는 건 과도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마케팅으로 인한 혜택은 무산됐지만 재난지원금도 일반 카드 결제와 동일하게 취급되면서 기존의 할인 혜택은 받을 수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는 지난 13일 긴급재난지원금도 일반 카드 결제와 동일하게 취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만원 이상 결제하면 5%를 할인해주거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업종·가맹점에서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할인 혜택을 주는 경우 할인된 금액만큼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차감된다. 1만원을 결제했더라도 실제 차감액은 1만원에서 5%가 할인된 9500원이 된다는 의미다.

또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카드 결제 실적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전월 실적을 채워야 혜택을 주는 카드가 여러 장이면 카드를 나눠가며 결제하는 것이 소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은 특정 카드가 아니라 카드사를 선택하는 것이어서 고객이 어떤 카드사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겠다고 신청하면 고객이 보유한 해당 카드사의 모든 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으로 카드소비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카드사에서 이득을 보는 건 없다"며 "사회적 위기 속 고객의 편의를 위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첫날인 11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375만9245가구가 2조5253억원 규모의 신용·체크카드 충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11일에는 180만7715가구가 1조2188억원을 신청했다. 이틀째인 12일 신청분은 195만1530가구, 1조36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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