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별점 잡으려다 신뢰 잃는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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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별점 잡으려다 신뢰 잃는 식당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5월 07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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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바야흐로 배달앱 전성시대다. 혼밥족 증가로 상승세를 타던 배달앱 이용률은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전성기를 맞았다. 성장세는 한풀 꺾이기 보다 꾸준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벌써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번 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3000원가량의 '배달팁'까지 얹어서 시켜먹는 음식인데 맛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일 터. 가까운 과거에는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검색해 음식점 평판을 조회했다면 최근에는 배달앱 내 별점과 댓글이 평판의 척도가 됐다.

소비자가 남긴 불만족 후기에 적반하장 댓글을 단 특정 음식점의 리뷰가 캡쳐돼 온라인 상에서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반대로 감동적인 후기가 온라인 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돈쭐을 내주겠다"는 등 순기능으로 작용한 사례도 있다.

초반에는 서비스를 추가로 받기 위해 또는 선량한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평점을 쓰는 이용자들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했다. 별점을 관리해 주는 마케팅 회사가 등장하면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과거에는 악성 후기를 남긴 소비자에게 '시정하겠다' '서비스를 주겠다'며 수정해달라고 접촉하는 경우도 있었다. 배달앱 ID를 여러 개 만들어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는가 하면 업주들끼리 '리뷰 품앗이'를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같은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대행업체가 적발되면서 별점이 갖는 상징성은 사라졌다.

실제로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2만건의 가짜 리뷰를 적발했으며 해당 업체를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배민 입점 가게로부터 음식 값보다 5000원에서 1만원 더 많은 금액을 받고 주문한 뒤 가짜 리뷰를 써주고 그 차액을 챙긴 혐의다.

일각에서는 경쟁 음식점을 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평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나 품질에 상관없이 악평만 남기는 '블랙 컨슈머'가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배달앱 리뷰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음식점도 허다하다. 다수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매개체다.

마케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순리지만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조작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선의의 소비자는 물론 정당하게 영업을 하는 업자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맛'이 아닌 '홍보'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씁쓸한 맛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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