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의 공포, 기회로] 외출 대신 이커머스·배달앱 찾는 소비자들
상태바
[C의 공포, 기회로] 외출 대신 이커머스·배달앱 찾는 소비자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25일 07시 49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벽배송' 쿠팡·마켓컬리 주문 폭주…배달앱·O2O 각광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해 가급적 집에 머무르고 집단 행사나 모임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약속이다. 소비자들은 대체재로 이커머스와 배달앱을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유통업계 '반사 효과'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C(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해 외출이 뜸해지고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산업계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외식 대신 가정간편식(HMR)을, 여행 대신 집콕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로열티 면제 등 '가맹점주 지원책'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쿠팡·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와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비대면으로 쇼핑, 외식을 하려는 '엄지족'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국가적인 비상 상황인 만큼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39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6% 증가했다.

특히 밤에 주문한 상품을 이튿날 아침까지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로켓배송'을 운영하는 쿠팡은 지난해 12월 기준 약 220만개였던 일 평균 주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300만개로 급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던 지난달 중순부터는 재고와 배송인력 부족으로 곳곳에서 조기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결국 쿠팡은 지난달 20일 '비상 체제'를 선포하고 주문을 최대한 소화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쿠팡 관계자는 "주문 소화를 위해 '쿠팡 플렉스' 인력을 3배 충원했다"며 "코로나 사태 직후 한참 배송에 차질이 생겼을 때 보다는 수월하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벽배송의 원조 '샛별배송'을 운영 중인 마켓컬리도 밀려드는 식품류 주문에 연일 조기품절 사태를 빚었다. 그 결과 코로나 사태 이전 월 400억~500억원 수준이던 마켓컬리의 월 거래액은 최근 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신규 회원이 유입된 점이 고무적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50대 이상 신규 가입 회원은 전년동기대비 58% 늘었다. 50대 이상 회원의 매출은 55% 증가했다.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회원 연령대가 탄탄해진 것이다.

티몬의 경우 지난 한달 간 라면과 세제, 생수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요 생필품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식품류는 집에 비축해두고 먹을 수 있는 라면(575%), 생수(189%), 즉석밥(151%) 등이 인기를 끌었다. 생활용품은 세제·섬유유연제(174%), 비누·핸드워시(1242%), 화장지(124%) 등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DS투자증권은 최근 레포트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온라인배달 음식 거래액이 더욱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반사수혜를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음식료 이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온라인과 배달서비스를 중심으로 식품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냉동·간편·즉석가공 부문뿐만 아니라 전체 식품부문이 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짚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주문건수가 2주 전(2월 10~23일)보다 8.4% 늘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요기요'는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주말 평균 주문건이 지난달보다 17% 상승했다. 두 업체 모두 국내 확진자가 급증한 시점을 기해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이커머스와 배달앱 서비스의 본질인 '비대면'(언택트, Untact)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빛을 발한 결과다. 이에 식품·외식업계도 자체 앱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본아이에프의 자체 배달앱 '본 오더'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매출이 53.5% 증가했다. 풀무원 계열 올가홀푸드는 지난달 앱 주문이 300% 이상, CJ푸드빌 뚜레쥬르는 배달앱을 통한 매출이 전월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카페 드롭탑의 경우 지난해 12월 도입한 배달 서비스 매출이 올해 2월까지 103% 신장했다.

이 같은 호황 속에서도 관련 업계 분위기는 밝지 만은 않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예상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주문 건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각종 비용이 들어가 매출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손해룰 감수하더라도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 서비스 지속하는 것"이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가적인 비상 상태에서 매출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여부를 계산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