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발 훈풍에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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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발 훈풍에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 '高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25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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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불가' 올림픽선수촌도 재추진…덜컥 뛰어들었다간 '낭패'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전경.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전경.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이 재건축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최근 잇따라 통과하면서 다른 단지들도 안전진단 신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안전진단 기준 완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단지까지 재신청에 나섰다.

광진구 광장동 극동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이하 재준위)는 지난 5일 광진구청에 정밀안전진단 비용 납부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정밀안전진단은 주민들이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모아 담당구청에 납부하면 공개입찰을 통해 민간업체를 선정한 다음 진행된다.

극동아파트의 안전진단 비용은 1억6000만원인데, 가구당 30만원씩을 모금해 이 금액을 마련했다. 앞서 극동아파트는 지난해 7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아파트도 이르면 이달 내에 양천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다. 신월시영 재준위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소유주 모금을 완료했다.

신월시영의 안전진단 비용은 2억원가량인데, 이를 위한 소유주 모금액은 18일 기준 2억50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12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지난달 12일부터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모금한 지 35일 만이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서두르는 것은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의 영향을 받아서다. 최근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6·9단지가 정밀안전진단에서 잇따라 D등급을 받으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재건축 안전진단 결과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된다. D등급을 받은 6·9단지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건축 여부가 확정된다.

상황이 이렇자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단지까지 정밀안전진단 재추진에 나서고 있다.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작년 10월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좌절됐지만 이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안전진단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던 송파구청도 최근 일부 단지의 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이어지자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에 재신청 관련 안내문을 보냈다. 안전진단 비용은 3억원으로 현재 1억원가량 모금한 상황이다.

다만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 섣불리 신청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총선을 앞두고 조건부 재건축 허가를 내준 뒤 총선 이후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에서 대거 탈락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의 경우 2018년 10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기대감에 부풀어 1년을 기다렸지만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에서 C등급으로 수정돼 재건축이 좌절된 바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2018년 3월 안전진단 기준이 대폭 강화된 이후 D등급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목동과 성산시영 등 D등급 판정이 속출하고 있어 다른 단지들도 안전진단 신청을 서두르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에 수혜를 기대해보는 것도 좋지만 비용 문제도 있는 만큼 목동 재건축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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