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폭락에 원유 상품 투자자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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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폭락에 원유 상품 투자자 '희비'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20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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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베팅 ETF·ETN 가격제한폭 치솟아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유가 연계 상품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급락했지만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N과 ETF는 대부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가 폭락했다.  1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주저앉은 20.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무려 24%나 폭락해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초만 해도 6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불과 2개월여 만에 반 토막이 나면서 배럴당 20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유 인버스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은 전 종목이 상한 제한폭(60%)까지 폭등한 반면 원유 DLS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불안에 떨어야 했다. 원유 DLS는 유가가 가입 당시와 비교해 50% 미만으로 떨어져 노크인 구간에 진입하면 원금에 손실이 발생한다.

유가와 연동되는 ETF도 하한가를 찍었다. 국내 원유ETF 중에서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가장 큰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최근 유가 급락장 속에서 주가가 급감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19일 12.5% 급락한 1645원에 마감했다. 지난 연말 4305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반면 유가 흐름과 반대의 수익을 내는 ETF 삼성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등 인버스 ETF는 15% 가량 올랐다. 또 유가 흐름과 반대로 하며 두 배의 수익을 내는 QV인버스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 삼성인버스2X WTI원유선물 ETN, 신한인버스2X WTI원유선물 ETN 등은 60%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증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OPEC도 증산을 통한 가격 인하 및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대응했던 2015~2016년 당시와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하단은 WTI 기준 2016년 2월 저점인 배럴당 26달러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낙인 구간 언저리까지 저점을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가격 정상화를 위해선 주요 산유국의 공조가 관건이다. 하지만 석유를 둘러싼 미국, 사우디, 러시아 간 패권 전쟁이 주요 산유국 간 '치킨 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 러시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증산 경쟁에 가세했다. 이들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뒤 오히려 공격적인 생산량 확대 계획을 밝히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셰일오일 업체의 어려움이 커지자 미국까지 참전을 선언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해소되면 '공급 과잉'에 대한 공포가 일부 완화되겠지만 유가 정상화를 위해서는 사우디,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석유시장 동맹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과잉 생산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돼 유가 하락 지속이 예상된다"며 "유가 인버스 ETF 등에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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