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온다" 정비사업시장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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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온다" 정비사업시장 긴장감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31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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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전 비리 단속 강화에 깨끗한 이미지·브랜드 파워 부각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삼성물산이 최근 잇달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혼탁한 경쟁'을 피하면서 쌓아온 깨끗한 이미지와 6년 연속 시공능력 1위의 기반이 된 래미안 브랜드 파워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달까지 총 4곳의 재건축 사업 입찰에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삼성물산은 작년 10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2017년 5월 서초구 방배5구역 이후 2년6개월여 만이다.

이어 지난달 열린 목동7단지 재건축 설명회에도 건설사로는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단지 거주민과 관계자 500여명 앞에서 목동7단지 입지 분석 설명과 함께 새 아파트 트렌드에 대한 동영상을 상영했다. 이달 들어서도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참석했고, '강남권 대어'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정비사업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3~4년 내 수주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2013년 13조7800억원이었던 수주잔액은 작년 10조7000억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그동안은 2016년까지 수주한 단지로 곳간을 채웠지만, 신규 수주 없이는 3~4년 후의 분양 물량과 좋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작년 10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된 것도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는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향응을 제공하다 적발된 건설사는 해당 시공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2년간 정비사업 수주가 금지된다. 또 '꼬리 자르기'를 막기 위해 건설사가 계약한 홍보업체(OS)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 역시 건설사가 함께 지도록 했다.

엄격해진 정부 제재는 다른 건설사가 몸을 사리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혼탁한 경쟁'을 그동안의 수주전 불참 이유로 꼽았던 삼성물산을 다시 정비사업 시장으로 복귀시키는 발판이 됐다는 해석이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복귀에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예전처럼 과도한 입찰조건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브랜드 선호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래미안과 이를 바탕으로 작년까지 6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삼성물산의 수주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6년 연속 시공능력 1위를 차지했고, 래미안은 여전히 브랜드 선호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당국이 정비사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상황도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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