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기' 캠페인에 수수료 올리고… 서비스는 야금야금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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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 캠페인에 수수료 올리고… 서비스는 야금야금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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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3월 0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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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뉴스관리자] 최근 경기 둔화로 실적이 악화된 일부 은행들이 고객에게 대출하면서 보험 가입 등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영업에 나서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은행들은 또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예금금리를 빠르게 내리면서도 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은행보다 대출금리 인하에 더 인색한 편이며 카드사들은 연회비를 인상하면서도 부가서비스를 속속 축소하고 있어 금융업계가 고통 분담보다는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방카 꺾기 성행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증시불안 등으로 펀드 판매가 위축되자 적금, 보험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대출하면서 보험상품을 끼워파는 꺾기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인 SC제일은행은 직원들이 꺾기의 어려움을 노동조합에 호소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1석 5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직원들에게 하루에 상품 5개를 팔도록 하고 이를 인사고과 등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어쩔 수 없이 불법 대출 꺾기를 하는 실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꺾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뒤에서는 관리자들이 영업실적을 올리려고 이를 독려해 직원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꺾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 `엔화대출자 모임'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리가 낮은 엔화대출을 해주면서 적금이나 보험상품 가입을 강요했다"며 "대출을 받으려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많아 현재 실태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 일선 영업점에서 꺾기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제보 등이 없으면 사실상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은행 수수료 속속 인상

한국씨티은행은 다음 달 6일부터 미화 5만 달러를 초과하는 해외송금에 대한 수수료를 종전 20달러에서 2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유로화 5만 유로를 초과하는 송금에 대해서도 종전 미화 20달러 상당액 대신 25유로를 받기로 했다. 전신환 매도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수수료가 약 3만 원에서 약 5만 원으로 2만 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부터 인터넷뱅킹 타 은행 이체수수료를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수수료가 면제되던 우리닷컴통장 가입 고객도 전월 평균잔액을 10만 원 이상 유지해야 면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받던 이체수수료를 다른 은행 수준으로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수출기업에 적용하는 환가료의 요율도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환가료는 은행이 수출기업의 수출환어음 등을 매입하고 외화 수출대금을 미리 기업에 지급하면서 이자 성격으로 받는 수수료이다.

국민은행의 환가료율은 3개월 미 달러화 기준으로 6일 현재 6.42%로 지난 1월 말보다 0.11%포인트 상승했으며 신한, 하나, 외환은행도 일제히 0.11%포인트 올랐다.

작년 환율 불안으로 가계와 기업은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외환 수수료 이익은 6천963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288억원(22.7%)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에 외화자금 조달 금리가 올라 환가료율을 인상해야 하는 처지"라며 "해외 송금 수수료 역시 해외중계은행이 수수료를 올려 청구하면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예금금리 잽싸게 인하..대출금리는 '느릿'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떨어지자 예금금리를 고속으로 내렸지만 대출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국민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의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작년 9월 말 최고 6.6%에서 5일 기준 3.65%로 3%포인트 가량 내렸다.

반면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 대출 기준으로 9일 현재 최저 4.75%로 9월 말보다 1.81%포인트 인하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신규 대출자에게는 기존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 3.25~4.75%의 최고금리가 하한선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상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9월 말 이후 예금금리를 2.30%포인트 내렸지만 신규 주택대출의 최저 금리는 2.02%포인트 인하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최근 공무원 전용 대출인 청백리우대대출의 대출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등 일부 은행은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은 의사 신용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1년 전 1.1~2.9%포인트에서 지난달 1.6~3.3%포인트까지 높였다.

저축은행은 대출금리 인하에 더욱 인색한 편이다. 저축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5월 연 8~10%에서 연말에 연 12~18%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연 10~15%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 카드사, 연회비 인상.혜택 축소

카드사들은 연회비를 높이면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 달부터 SK오일백 현대카드의 서비스 연회비를 종전 5천 원에서 1만5천 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오는 6월5일부터 전월 실적에서 주유이용금액을 제외하는 등 서비스 제공 기준은 오히려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부터 현대카드 H와 M, V의 신규회원 연회비를 5천 원 인상했으며 지난달부터 현대카드 H의 서비스 제공기준에서 할인 혜택이 일부라도 적용된 매출 건에 대해서는 전액 실적에서 제외했다.

삼성카드는 다음 달부터 놀이공원과 한국민속촌 할인 조건을 직전 3개월 월평균 실적 10만 원 이상에서 월평균 20만 원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으며 다음 달 15일부터 S-OIL 주유 때 적립되는 보너스포인트 적립기준을 전월 실적 10만 원 이상에서 직전 3개월 월평균 30만 원 이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KB카드는 오는 5월 15일부터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률을 현행 매출금액의 0.2%에서 0.1%로, 체크카드는 0.5%에서 0.2%로 각각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5일부터는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을 기존의 9.00∼26.95%에서 7.90∼27.40%로 변경해 최저 수수료율은 내리고, 최고 수수료는 인상했다.

하나카드도 지난달부터 '하나 마이웨이' 카드의 부가서비스 자격 요건을 월 이용금액 1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강화했다. 신한카드는 `아침愛카드'의 유명 해장국집 10~20% 할인서비스를 오는 5월1일부터 중단하는 등 일부 서비스를 그만하기로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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