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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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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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비즈니스, 인터넷∙모바일로 혁신"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혁신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고 있고, 2006 4 3000억원 이던 오픈마켓 시장은 2008 6조원을 넘어 최근에는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디지털 비즈니스 전문가인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는 2010년 현재를 정보산업의 '변곡점'이라 지칭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정보산업이 태동기와 성숙기를 거치며 혁신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인터넷과 모바일은 익숙한 단어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킬 것으로 이 교수는 예상했다.

 

이 교수에게 인터넷,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경영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신기술 확산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

 

Q. 인터넷신문, 인터넷뱅킹, E-Book 등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은 이미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수준을 뛰어 넘은 더 큰 변화, '빅뱅'이 머지 않아 도래할 것이라 예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신기술이 도입되고 그 기술이 사회 시스템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창조적인 노력이 따릅니다. 1950년대, 사람들이 처음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월급 계산용'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하던 계산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개념이었습니다.

 

1980년대까지도 컴퓨터는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해서 하는 기계 정도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현재는 어떻습니까. 컴퓨터를 사용해서 어떤 지식을 창출해낼까,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까를 생각합니다. 4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인터넷과 모바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점이 대략 1990년대 중반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지 2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태동기, 성숙기를 거쳤다면 이제 혁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의 변화는 큰 변화가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통해 우리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 현재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신문, E-Book 등은 기존의 시스템에 단순히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적용시킨 것뿐입니다.

 

인터넷신문을 예로 들어보죠.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면 기존의 종이신문을 볼 때 보다 더욱 편리한 점들이 있습니다. 원하는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지면의 구애를 받지 않아 사진자료를 비롯한 영상자료들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신문은 종이신문을 대체한 '대체모델'일 뿐 '변환모델'은 아닙니다.

 

"진정한 효과는 '변환모델' 구축 될 때"

 

Q. '대체모델''변환모델'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 대체모델은 기존의 업무환경, 상품 및 서비스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의 편리성과 효율성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변환모델은 일하는 방법 자체, 다시 말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나타나는 진정한 효과는 변환모델이 구축됐을 때 입니다. 대체모델과 변환모델의 차이를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인터넷 사용이 대중화면서 '온라인샵'이 한때 유행했습니다. 기존의 오프라인매장에 비해 편리한 점들이 몇 가지 있었죠. 24시간 제품선택, 주문, 결제 등이 자동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체모델'에 불과합니다. 기존의 오프라인매장에 인터넷 기술만 적용된 것 입니다.

 

G마켓,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이 바로 '변환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말 그대로 중개자를 사이에 두고 제품을 팔고 싶은 사람과 사고 싶은 사람이 누구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입니다. 한 공간에서 많은 제품이 다양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 사람들은 오픈마켓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백과사전을 들 수 있습니다. 책으로 만들어진 백과사전을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게됐습니다. 대체모델 입니다. 내용과 사진자료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편리성은 있지만 기존 백과사전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백과사전의 변환모델은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입니다.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은 몇몇 전문가가 모여 만든 백과사전이 아닙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도 있고 누구나 지울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내용도 방대하고 실상 좋은 정보들이 많습니다. 저도 강의준비를 할 때 이 백과사전을 활용합니다.

 

 

Q. 변환모델인 '오픈마켓''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의 특성인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점입니다.

 

== , 맞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고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의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인터넷의 특성은 모든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여, 공유, 개방의 모델입니다.

 

오픈마켓과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은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개방된 시장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각종 서비스와 상품 정보를 사고파는 것입니다. 위키피디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가 가진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정보라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모바일 빅뱅', 가장 큰 규모의 정보통신기술 혁신

 

Q. 참여, 공유, 개방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단시간 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물론입니다. '참여'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내가 제어 할 수 없는 외부사람들이 들어온다는 말과 같습니다.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소스들이 공유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정보', '나쁜정보'를 구분 짓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자체정화시스템'을 통해 각종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을 다시 예로 들겠습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대신 누구나 그 글을 지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자체 정화가 엄격하게 이뤄진다는 뜻입니다. 향후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자체정화시스템' 개발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Q. 인터넷과 모바일이 앞으로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이들을 활용한 향후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모습일지 소개해 주시죠.

 

== 아무도 모릅니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특성을 잘 이해한 누군가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내 놓을지 아직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앞으로 일어날 변화가 크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애플 같은 기업은 이 변화를 조금 더 일찍 감지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의 개념이 아니라 작은 컴퓨터와 같습니다. 전화, 음악, TV, 책 등 각종 기술과 컨텐츠가 스마트폰에 담겨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변화할 것입니다. 모바일과 상품이 결합되면서 상품 차별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예컨대 자동차와 각종 모바일이 결합한 차별화된 상품이 출시될 뿐만 아니라 관련 서비스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자동차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주행거리 및 주행 구간의 위험도 등을 파악, 자동차의 보험료가 책정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 모바일의 혁신 초기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향후 20~30년간 이를 활용한 혁신은 지금까지의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혁신보다 가장 큰 규모로 이뤄질 것입니다. '빅뱅'입니다.

 

이준기 교수는?

 

남가주대 경영학박사와 카네기멜론 대학(사회심리학 석사)을 졸업한 이준기 교수는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 경영대 교수직을 역임했다.

 

2010 8월 현재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서비스혁신연구소 소장, 삼성경제연구소 초빙연구원직을 각각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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