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현우 기자 |어린이 완구전문 기업으로 알려진 손오공이 갑질 영향력을 이용해 신생 회사를 파산 지경까지 몰고 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 중인 손오공은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터닝메카드 시리즈'와 '헬로 카봇' 등으로 잘 알려진 국내 완구업계 1위 기업이다.
국내 완구업계 1위 기업인 손오공이 신생 회사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고 방송사와 유통업체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알려져 이슈가 되고 있다.
1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정부 지원을 받아 어린이 완구 스타트업에 뛰어든 완구기업 대표 이 모 씨는 1년 넘는 연구 끝에 변신 장난감 '듀얼비스트카'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완구업계 1위 손오공의 극심한 견제에 시달렸다.
이 모 씨는 "아무래도 신제품이다 보니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진입하고 난 다음에는 손오공의 영업방해로 인해서 분위기가 많이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손오공이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판로 개척에 가장 중요한 어린이 방송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이 씨에 따르면 "손오공 측이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 애니메이션 '듀얼비스트카'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 방송사 관계자에 따르면 "손오공 측이 '듀비카'를 방송에 내보내면 광고를 아예 안주고 다 빼버린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측은 최대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손오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외에도 B 방송사 관계자는 "(손오공이) '듀얼비스트카' 광고 걸지 마라. 안 그러면 광고비를 줄이겠다고 압박까지 행사했다"고 말했다.
손오공은 방송뿐만 아니라 유통 업계 시장에서도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완구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손오공에서 연락이 왔는데, 듀얼비스트카 유통자제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씨는 20억 원 가까이 손해를 입었고, 현재는 파산 위기에 처해졌다.
이에 대해 당시 손오공 관계자인 A씨는 이 씨가 먼저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완구시장 장악력을 앞세워 부당하게 경쟁사를 배제한 손오공의 영업 활동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의 한 변호사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게 한다거나, 특정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동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오공 측은 회사 관계자 A 씨가 이미 퇴사해서 관련 사실을 전혀 모른다며 자신들과 관련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퇴사 했다는 회사 관계자 A씨는 당시 손오공 대표이사의 장남이 새로 차린 어린이 콘텐츠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손오공은 1996년 설립된 자본금 1043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캐릭터 완구, 애니메이션,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표 완구인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최강탑플레이트와 여자아이 완구 브랜드인 비키, 소피루비 등 다수의 완구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어린이 전문 완구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