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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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04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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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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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 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해 14개월째 동결 행보를 이어갔다.

예견된 일이었다. 경기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은 여전히 높았다. 또 이달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대북 리스크로 인해 금융시장과 경기 회복 변동성이 커진 것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리 동결 배경과 가계부채에 대해 한국의 통화정책을 주도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Q. 금리 동결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과 교역 여건의 변화 등 대외여건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국내 경제는 당분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핵 리스크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텐데 그 정도를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상황 여하에 따라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면밀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Q. 금리인상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뚜렷한 성장세'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뚜렷한 성장세는 정형화 된 단일 수치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성장률 3%, 물가 2%와 같은 수치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물론 경제성장률(올해 2.8% 전망)이 잠재성장률(2016~2020년 기준 2.8~2.9%)을 웃돌고 물가도 목표 수준에 안착이 된다면 뚜렷한 성장세의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시하는 것은 경기와 물가 흐름이 지속적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회복세가 기조적이고 수요 압력으로 판단되면 뚜렷한 성장세에 부합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가계부채 현황을 보면 증가세가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아직 과도한 수준으로 보는지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과도한지 평가할 때의 기준은 소득증가율로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계부채 총량을 파악할 때는 국내총생산(GDP)수준을 고려하는데요. GDP에 대한 가계부채 비중이 90%를 넘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를 억제해야 할 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부채가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 내에서 늘어나는 것입니다.

우리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견고하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가계부채 축소는 단기에 끝낼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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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 정부의 8·2 부동산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부가 지난달 8·2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발표했고 이달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다면 금융안정과 관련한 리스크를 다소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결국 금리 조정의 시급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상황이 총량 면에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게 되면 금리 불균형을 심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계부채 억제 노력은 단기적으로 추구할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정부의 8·2 부동산 정책으로 소비심리가 꺾인다고 하는데 향후 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8·2 대책이 시행된 지 한 달 가량 됐는데 점검해 보면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은 무엇인가요?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입니다. 국내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77년 한국은행 입행 후 줄곧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한은맨'이다. 1998년 조사부 국제경제실장, 2002년 조사국 해외조사실장을 거쳤다. 2009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부총재보를 지냈고 2014년 제25대 한국은행 총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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