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CU '성차별' 도시락 논란...'따가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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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CU '성차별' 도시락 논란...'따가운 눈총'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23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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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여친이 싸준 도시락'에 공분...성역할 편견 양산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BGF리테일(대표 박재구)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성차별적 요소가 들어간 PB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엄마'와 '여친'이 싸줬다는 제품명으로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 14일 '여친이 싸준 도시락'과 '엄마가 싸준 도시락' 등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여친 도시락'은 남자친구의 취향을 잘 아는 여자친구가 고기반찬을 담아 만들었다는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다. 건강 반찬이 주를 이루는 '엄마 도시락'은 든든한 가정식이 콘셉트이다.

나들이 빈도가 높아지는 봄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제품이지만 제품명을 두고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여친 도시락은 잠재적 소비자를 이성애자인 남성으로 한정했다는 점이 비난의 이유가 됐다. 엄마 도시락의 경우 '엄마=집밥'이라는 편협한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은 SNS로 확대되며 많은 누리꾼들 사이 공분을 샀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왜 밥은 여자만 해야 하느냐" "요즘 여성혐오 논란이 거센데 마케팅팀은 무엇을 의도한 거냐" "남자는 손이 없나?" "엄마는 잠재적 식모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해 경쟁업체인 GS25가 '여성 비하'가 연상되는 제품 광고로 홍역을 치렀던 것을 떠올리면 부주의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시 GS25는 스무디를 새로 출시하면서 페이스북, 네이버, 유튜브 등에 공개한 광고 영상에 명품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든 여성을 '된장녀'로 지칭해 논란이 됐다.

GS25가 비난을 받은 이유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여성을 낮잡아 일컫는 '된장녀' 프레임을 수용한 데다 여성을 수동적이고 무력한 존재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번 CU 논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CU 측은 당초 '아빠' '남친' 시리즈도 제작할 방침이었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임기응변식 대응 아니냐"는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CU 정도 되는 규모의 회사라면 제품 이름이 가져 올 파장 정도는 예상했어야 한다"며 "최근 산업계에서 '여혐' 논란이 자주 일었는데도 성역할 고착을 유발하는 제품을 출시한 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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