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팬오션·파이시티' 넘어 세계 일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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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팬오션·파이시티' 넘어 세계 일류될까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27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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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인수 이후 수익성 빠르게 회복중

출처: 하이포크 인스타그램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철이 강철로 거듭나려면 수많은 담금질을 견뎌야 한다. 하림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팬오션 인수로 증가된 차입금 감축과 양재 파이시티의 성공적 안착,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김홍국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하림이 난관을 넘고 세계 일류로 올라설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팬오션 인수 이후…수익성 회복 중

하림은 지난 2015년 6월 20일 부도 직전의 팬오션을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1조79억5천만원에 인수했다. 하림그룹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실질적 부담금은 6800억원 정도다. 이중 인수금융으로 3900억원 정도를 조달했고 내부에서 2800억원을 마련해 팬오션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  김회장의 비전대로 곡물에서 축산 및 유통까지 수직계열화 확대를 통해 한국판 카길을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하림그룹은 인수금융으로 증가된 차입금 중 600억원을 지난해 상환했고, 나머지 금액도 올해 전액 상환할 계획이어서 금융계 일각에서 제기한 팬오션 인수로 인한 재무안전성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팬오션을 인수한 제일홀딩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가 다소 증가했지만 공정거래법상 기준에 따르면 하림그룹 부채비율은 2015년 103.9%에서 2016년 83.4%로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40.1%에서 32.1%로 감소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로 경제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 일류회사의 꿈에 한걸음 다가갔다. 남은 숙제는 그룹에 편입된 팬오션의 영업을 활성화시켜 현금을 원할히 창출하는게 관건이다.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통해 기존 장기 용선계약을 모두 바꿨다. BDI지수 변동성으로 인한 선박 대선료의 부담을 최소화해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BDI는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건화물시황 운임지수다. 단기간내 상당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평가된다.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장기 운송계약(CVC, COA)을 통해 재무적인 안정성도 함깨 기대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하림그룹 사료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연동된 시너지 창출이 팬오션의 성장을 한층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말 기준 자산 10조원 규모인 하림의 매출 비중은 사료부문 29.9%, 가금부문 23.9%, 해운부문 18%, 양돈·식육부문 17.1%, 유통부문 8.6%다. 그룹의 사업역량은 하림이 주축이 된 축산물 가공업에 집중돼 있고, 계열사들은 하림이 취급하지 않는 오리, 돼지, 소 등의 가공과 유통을 담당한다.

현금창출은 팬오션을 중심으로 한 해운부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출기여도는 해운 30.3%, 사료 25.4%, 가금 20.3%, 양돈 14.5%, 유통 7.3%, 기타 3% 순이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해운 49.9%, 유통 25%, 사료 19.9%, 양돈 4.7%, 가금 2.3%, 기타 1.5%를 기록했다. 해운을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 전체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팬오션은 2015년 BDI 지속 하락 등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DA) 마진 21.6%를 기록하는 등 법정관리 이전과 대비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사료사업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림의 사료사업부문은 국내 사료시장의 높은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이익률 평균 5.9%를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수익성을 기록했다.

유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림 그룹의 매출, 이익기여도 측면에서 팬오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2014년부터 팬오션의 수익성은 긍정적"이라며 "2015년 BDI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시황 악화 속에서도 스팟성 화물량 증가로 매출이 연간 13.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또 다른 운송수주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어 그는 "하림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13.8%, 13.1%를 기록했는데 벌크선 폐선이 급증하면서 반사이익으로 팬오션의 운영선대가 증가했고, 고비용 장기용선계약 해소와 원가 절감 노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파이시티 사업 '답보'…국토부·서울시 사업가이드라인 합치 필요

하림이 주요 사업의 양대축으로 설정한 양재 파이시티 사업은 경기도와 서울시의 상이한 사업계획 구상과 추가적인 자금 발생 가능성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 5월 16일, 하림의 자회사 NS쇼핑의 100% 자회사인 엔바이콘이 파이시티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인수가액 4525억원)를 단행했다. 보통주 43만주가 대상이다.

김홍국 회장은 해당부지에 지하 6층 지상 40층 연면적 83만평 규모의 상업 및 주거, 문화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하 6층까지는 하림이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지상 40층까지는 당국의 지원을 받아 공동개발사를 선정해 '추가자금 부담이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이 용지를 도시첨단물류 시범단지로 선정해 하림의 사업 구상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서울시는 달랐다. 시는 '양재 R&CD특구'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메카로 키운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파이시티 용지도 용적률을 최대 600%까지 높여 주고 대신 연구 관련 시설을 연면적의 절반 이상 확보하게 했다. 시 관계자는 "하림안과 시의 도시계획 가이드라인간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하림은 국토부와 서울시 계획을 동시에 따르다 보니 지하는 물류센터, 지상은 연구 지원시설로 컨벤션, 호텔, 공연장 등을 넣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국토부와 서울시 안을 조화시킬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계열사 NS쇼핑을 통해 1800억원 규모, 평균금리 2.7%의 회사채를 발행해 용지 인수금액 4525억원을 조달했다. 회사채 이자만 연 50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용지 일부만 주차장으로 임대하고 있어 사업성을 앞당겨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파이시티에 대한 국토부와 서울시의 가이드라인 합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림의 추가 자금 부담이 적을것"이라며 "추가 부담이 없어야 NS쇼핑의 연간 800억원 수준의 영업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차입금 감축이 앞당겨질 것" 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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